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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 “SVB는 잘못 관리된 은행의 교과서적 예”...퍼스트시티즌, SVB 인수
상원 은행위 청문회서 밝혀
“벤처·기술 부문 집중화로 리스크 커져”
연준 감독 책임도 부각…2월에야 보고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이 27일 상원 은행위 청문회에 참석했다.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버티지 못하고 파산한 뒤 퍼스트 시티즌 은행에 인수된 실리콘 밸리 은행(SVB)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가 “잘못된 은행 관리의 교과서적 예”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적기에 감독 역할을 하지 못한 금융 당국에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마이클 바 연준 감독 담당 부의장은 2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SVB는 이자율과 유동성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예금주들의 파괴적인 뱅크런이 발생한 지 24시간 이내 파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몇년 간 급성장한 SVB가 예금 수익의 대부분을 미 국채와 같은 장기 증권에 투자하면서도 이자율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했고 위험 측정 도구, 모델 및 지표를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부채는 주로 벤처 캐피탈 회사와 기술 기업의 예금으로 구성돼 고도로 편중된 만큼 변동성이 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은행은 문제 해결을 너무 오래 지체했고 아이러니하게도 대차대조표를 강화하기 위해 취한 뒤늦은 조치가 뱅크런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SVB 파산에 따른 영향이 광범위하고 더 큰 은행 시스템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예금 보험 보호 대상이 아닌 예금주들이 자기 예금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미국 상업은행의 건전성 전반에 대한 의문이 촉발됐다”고 우려했다.

이 과정에서 연준이 적절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반성도 나왔다. 바 부의장은 연준 감독관이 SVB에서 문제점을 발견한 것이 2021년 말이었지만 은행 경영진을 만나 경고한 것은 지난해 11월이었고 지난달에야 중앙은행 이사회에 문제를 브리핑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SVB의 실패는 은행 시스템의 탄력성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바젤Ⅲ 규제를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젤Ⅲ는 은행이 특정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하고 일정 금액 이상의 자본을 보유하도록 요구한다.

그러면서 “최근 일련의 사건에서 본 것과 같이 더 넓은 범위의 위험을 포착하고 리스크가 전염되는 경로를 발경하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성명을 내고 퍼스트시티즌스가 165억달러(약 21조4000억원)에 SVB의 모든 예금과 대출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720억달러(약 93조7000억원)로 추정되는 SVB의 자산을 고려하면 약 77% 할인된 가격이다.

FDIC가 SVB로부터 압류한 자산 가운데 나머지 900억달러(약 117조원) 규모의 증권 및 기타자산은 FDIC의 관리하에 법정관리를 받게 된다. FDIC는 또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퍼스트시티즌스에 대한 주식평가보상권도 보유하기로 했다. 퍼스트시티즌스의 주식 가치 상승분 만큼 주식이나 현금을 보상받는 권리다.

이날 별도 증언에서 마틴 그룬버그 FDIC 회장은 25만달러(3억2450만원)인 예금 보험 한도를 변경하는 정책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달 초 은행 혼란이 시작된 이후 예금 유출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기업 예금자들이 익스포저를 줄이고 보장을 늘리기 위해 돈을 옮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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