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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멈춰선 열차와 비행기·쌓이는 쓰레기 더미…유럽 곳곳서 파업 물결
27일(현지시간) 독일 공공운수부문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이날 철도가 마비되면서 본-드란스도르프의 한 차고에 열차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유럽에 파업의 물결이 일고 있다. 프랑스에서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도 공공운수부문 노조가 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27일(현지시간) 하루 총파업에 돌입해 철도와 대중교통, 공항과 항구가 모두 마비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 철도교통노동조합 EVC와 공공서비스노동조합연합 베르디는 이날 0시부터 24시까지 조합원들에게 총파업 명령을 내렸다. 파업 참가자는 EVG 노조 철도교통운수회사 소속 조합원 23만명, 베르디 산하 공공부문과 공항공사 등 소속 조합원 12만명이다. 독일에서 전국적으로 장거리와 근거리 열차, 공항 등에서 한꺼번에 파업이 이뤄진 것은 30년여 만이다.

이로인해 독일 전역의 장거리 열차 운행은 중단됐고, 수도 베를린의 도시고속철도 운행도 전면 중단됐다. 국영 철도회사 도이치반(DB)은 “(파업은) 근거도 없고 불필요하다’면서 “노조는 즉각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독일 최대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공항을 비롯한 전국 공항에서는 비행이 취소되면서 하늘길도 마비됐다. 비행기 이륙이 이뤄진 독일 내 국제 공항은 베를린의 브라덴부르크 공항이 유일했다. 독일 공항공사연합에 따르면 38만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연합 측은 “파업이 상상할 수 있는 정당한 조치를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27일(현지시간) 독일 공공운수부문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한 남성이 텅 빈 베를린 중앙역에 서 있는 모습 [신화통신]

독일 최대 항구인 함부르크항도 마비됐다. 대형선박이 항구에 정박할 수 있도록 하는 수로안내인들을 배분하는 체계가 파업으로 운영이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수문과 갑문을 제어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내륙항로 운항도 중단됐다.

대중 교통이 마비되며 도로 교통량은 급증했다. dpa통신은 독일 아우토반(고속도로) 통행량이 늘어나 혼잡했지만, 대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임금 인상이다. 독일의 지난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대비 8.7%를 기록했다. 이에 베르디는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10.5%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EVG는 12%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공부문 회사들은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크리스티안 로로흐 EVG 임금협상대표는 “조합원들에게 닥친 극도의 위기에도 임금협상에서 진지하게 협상을 할 수 있는 제안이 나오지 않아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말했고, 프랑크 베르네케 베르디 위원장은 “수천명의 노동자들에게 있어서는 상당한 수준의 임금인상이 이뤄지느냐 여부가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오는 4월 말 13만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의 전면 파업이 예고돼 있다. 영국 공무원 등이 소속된 공공·상업서비스(PCS)는 4월 28일 전면 파업을 포함해 4월 한달 동안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PCS 소속 여권업무 담당 직원들은 고용안정과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4월 초부터 5월까지 5주간 파업에 돌입키로 한 상태다.

앞서 PSC 노조는 지난 3월에도 123개 정부 부처의 소속 노조원들을 동원해 대규모 파업을 벌인 바 있다. 마찬가지로 최대 쟁점은 임금 인상이다. PCS는 파업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협상 테이블에 ‘임금 인상’ 카드를 즉각 올려놔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PCS 측은 “우리의 파업이 심각한 혼란을 야기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새로운 파업과 전국적인 행동은 우리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수거업체 노조의 파업 장기화로 쓰레기로 뒤덮인 프랑스 파리의 한 거리 [로이터]

프랑스 전역에서는 28일 연금개혁 반대 10차 시위가 열린다. 이날 시위에 맞춰 정년 연장에 반대하며 12년 만에 연합 전선을 구축한 주요 노동조합의 파업도 이어질 예정이다.

무기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철도공사(SNCF)는 초고속열차(TGV) 5대 중 3대, 지역간 고속열차(TER) 는 2대 중 1대는 축소 운영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파리교통공사(RATP)는 지하철 일부 노선에서 운행을 축소하고, 파리 오를리 등 지방 공항에서도 관제사 파업으로 항공편을 20%가량 줄인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교사 30% 가량도 이날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정유소의 경우 파업이 길어지면서 프랑스 전역에 있는 주유소 15%가 기름 부족을 겪고 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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