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전술핵탄두 ‘화산-31’을 앞에 놓고 핵무기 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있다. 북한이 2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사진이다. 김 위원장 뒤에 걸린 패널에는 ‘화산-31 장착 핵탄두들’ ‘600㎜ 초대형 방사포 핵탄두’ 등의 문구가 쓰여 있다. ‘화산-31’전술핵탄두가 공개된 것은 처음으로, 통신이 이날 보도한 다른 사진에선 10개 정도가 식별된다. [연합]

북한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처음 공개하며 핵위협을 노골화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이 전날 핵무기 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3면

김 위원장은 핵무기연구소로부터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사업 정형과 생산 실태에 대해 보고받은 뒤 “핵무력의 철저한 대응태세를 다져나가는 사업에서 절대로 만족을 몰라야 하며, 핵역량의 끊임없는 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며 “그 언제든, 그 어디에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완벽하게 준비돼야 영원히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하고 우세한 핵무력이 공세적인 태세를 갖출 때라야 적이 우리를 두려워하고 우리 국권과 제도와 인민을 감히 건드릴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핵무기연구소와 원자력 부문에서 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인 데 대한 당 중앙의 구상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해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전망성 있게 확대하며 계속 위력한 핵무기들을 생산해내는 데에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며 핵무기 생산을 더 확대할 것을 강조했다. 또 “참으로 간고하고도 머나먼 핵 보유의 길을 굴함 없이 걸어왔다”면서 “강력한 억제력을 비축한 우리 핵무력이 상대할 적은 그 어떤 국가나 특정한 집단이 아니라 전쟁과 핵참화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자신들의 핵무장이 핵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특히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가 개발한 전술핵탄두로 추정되는 ‘화산-31’을 둘러보는 듯한 사진을 전격 공개하며 핵무력을 과시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는 ‘화산-31 장착 핵탄두들’ ‘600㎜ 초대형 방사포 핵탄두’ ‘화성포-11ㅅ형 핵탄두’ ‘화성포-11ㄴ형 핵탄두’ ‘화살-2형 핵탄두’ 등의 문구가 식별됐다. 또 600㎜ 초대형 방사포와 화살-2 순항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도 확인됐다.

전술핵탄두 화산-31을 다양한 무기 체계에 탑재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산-31 앞부분에는 미사일에 결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구멍도 있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600㎜ 초대형 방사포 등에 화산-31을 탑재하려면 지름이 500㎜ 정도 돼야 한다”며 “향후 7차 핵실험을 통해 화산-31이 전술핵탄두임을 입증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통신은 전날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대해 지상대지상 전술탄도미사일이었다며, 핵 공중폭발 타격 방식의 교육 시범 사격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발사했다며 각각 370여㎞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발표했다. 통신은 또 지난 25~27일 수중전략무기 체계 시험을 진행했다면서 핵어뢰 종류인 핵무인 수중공격정 ‘해일-1’형이 600㎞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침로를 41시간27분간 잠항해 예정 목표 수역에 도달해 정확히 수중기폭했다고 전했다.

지난 21~23일 수중핵어뢰 ‘해일’의 수중폭발 시험을 진행한 데 이어 또다시 관련 시험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군당국은 북한의 핵무인 수중공격정 실체에 대해 과장되고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대원·최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