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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태지 입던 그 옷” 돌아온 티피코시, 잠뱅이…‘레저렉션 패션’이 뜬다 [언박싱]
LF가 전개하던 티피코시 TV 광고 [LF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패션은 돌고 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입던 ‘티피코시’, 토종 청바지 ‘잠뱅이’ 등 세기말 이름을 날렸던 패션 브랜드가 돌고 돌아 약 20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1990~2000년대 유행했다 사라진 브랜드를 재론칭하는 이른바 ‘레저렉션 패션(Resurrection Fashion·부활 패션)’의 열기가 해가 지날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레저렉션 패션이 1020세대에는 트렌디한 ‘Y2K(2000년대 스타일) 패션’으로 인식되는 동시에 3040세대에는 그 시절 추억의 브랜드로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서태지가 입던 그 옷…15년 만에 부활

24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이달 90년대 초·중반 캐주얼 의류 브랜드 시장을 휩쓸었던 티피코시를 재론칭했다. 티피코시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3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광고한 패션 브랜드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기성문화를 거부하고 사회적 다양성을 개성과 취향이 반영된 패션으로 표출하고자 하는 X세대(1965∼1979년생)에게 인기를 끌었다.

제목 그대로 1994년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도 티피코시가 등장한다. 등장인물인 ‘삼천포’와 ‘윤진’이 입은 커플티가 바로 티피코시 브랜드다. 하지만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으며 티피코시는 고꾸라졌다. 전국 210여개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던 브랜드는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규모가 축소됐으며 2008년 최종적으로 브랜드가 철수했다.

LF가 재론칭한 티피코시 [LF제공]

LF는 17일 티피코시를 15년 만에 부활시켰다. 하지만 숙제도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쇠락한 브랜드의 명성을 되찾는 일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의 콘셉트와 과거 브랜드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새롭고 신선하게 보여야 한다는 점이 레저렉션 패션의 흥망성쇠를 가늠할 중요한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LF는 주 타깃 층으로는 스트리트 스타일을 즐겨 입으면서 문화생활을 즐기고 자신을 가꾸는 것을 좋아하는 10대부터 20대로 선정했다. 또 과거 패션에 음악을 접목한 것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요소를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리, 잠뱅이도…수백억원대 매출 기록

레저렉션 패션 브랜드의 인기는 이미 매출로도 나타났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 유행했던 패션 브랜드 ‘리(Lee)’가 큰 인기를 끄는 브랜드로 재탄생 했기 때문이다. 비케이브가 2020년 미국 VF코퍼레이션으로부터 리의 라이선스 전개권을 확보하고 2021년 국내 시장에 다시 선보이며, 약 2년 만에 500억원에 가까운 연 매출을 올렸다. 같은 해 부활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역시 지난해 3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990년~2000년 초반 인기를 끌었던 토종 청바지 브랜드 ‘잠뱅이’도 최근 들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잠뱅이는 한때 매출이 400억원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대리점 위주의 오프라인 영업방식과 해외 브랜드 공세에 밀려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무신사 등 패션 플랫폼에 입점하며 10~20대에게 새로운 청바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부활하는 모습이다.

잠뱅이를 운영하는 제이앤드제이글로벌는 지난해 2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억원에서 27억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10대만? 아니, 30~40대도 입는데…

추억의 패션 브랜드가 다시 부활한 이유는 단순히 10~20대를 강타하고 있는 Y2K 패션 트렌드 때문만은 아니다. 이러한 브랜드는 경제력이 생긴 30~40대에게도 인지도가 확고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자녀 세대와 같이 입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티피코시가 재론칭한다는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딸한테 커플로 입자고 꼬시는 중이다’, ‘초등학교 2·5학년 애들 입힐 거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LF관계자는 “티피코시 본격 론칭 전 일주일간 진행된 응원 댓글 참여 이벤트에 약 1000명이 몰리는 것을 보면서 과거 티피코시를 경험하고 추억하고 있는 기성세대와 출시를 기대하는 젊은 층 등 넓은 범위의 세대에게 관심받을 브랜드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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