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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 세종 맞아?” 당신이 알던 ‘행정도시’가 아니다 [언박싱]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 스탠다드 객실 레이크뷰에서 본 일출. 이정아 기자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 스탠다드 객실 레이크뷰에서 전경. 이정아 기자

[헤럴드경제(세종)=이정아 기자] “여기가 세종시 맞아?”

11일 세종시 어진동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 호텔 20층 세종 라운지. 시원하게 뚫린 통창으로 햇살 가득 머금은 세종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높이 솟은 고층 빌딩과 어우러진 금강, 푸른 수풀이 우거진 수목원과 드넓은 수변공원, ‘스마트 도시’를 떠올리게 하는 세련된 정부세종청사의 옥상 정원이 파노라마로 펼쳐졌습니다. 그간 ‘행정 도시’로만 머릿속에 각인됐던 세종시가 실은 흙냄새 가득한 ‘정원(庭園)’으로 재인식된 순간이었습니다.

2층 데크길로 구성된 국립세종수목원 열대온실. 이정아 기자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 전경. 이정아 기자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 내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을 콘셉트로 한 정원. 이정아 기자.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 만난 바오밥나무. 이정아 기자

실제로 사계절 내내 싱그러운 국립세종수목원은 그 크기만 축구장 90개에 달합니다. 2020년 10월 문을 연 이곳에는 4100여종 식물 224만본이 자라고 있는데요. 실제로 대규모 유리 온실에선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지중해와 열대 지역 식물이 따뜻한 햇살을 받아 반짝였습니다. 온실 속 호젓한 길을 따라 소설 ‘어린왕자’에 나온 바오밥나무, 2억년 전 공룡과 함께 살았던 울레미소나무, 몸통이 물병을 닮은 케이바 물병나무, 영국의 찰스 다윈의 진화론 연구에 실마리를 제공한 다윈난 등 희귀한 식생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에 심어져 있었죠.

지난해 6~10월 기준, 당시 국립세종수목원 관람객 만족도는 96.2%. 다시 방문하겠다는 응답도 96.7%에 달했습니다. 국립세종수목원을 두고 ‘한 번도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닐 겁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 촬영지인 세종호수공원. [넷플릭스]
세종호수공원.

국립세종수목원 북쪽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인 세종호수공원이 자리해 있습니다. 이곳은 특히 최근 막을 내린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급격하게 늘어난 곳입니다. 호숫가를 따라 사이를 걷는 사람들은 촬영지가 된 여기저기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빠 보였습니다. 세종시 공영자전거인 ‘어울링’을 타고 호숫가를 따라 호젓하게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도 눈에 띄었죠.

세종시 고운동 한옥마을. 어울링 자전거를 대여해 라이딩을 즐길 수도 있다. 이정아 기자.
세종시 고운동 한옥마을. 이정아 기자.
세종시 고운동 한옥마을 내 찻잎으로 우려낸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 이정아 기자

세종시립도서관 인근에 위치한 고운동 한옥마을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며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한옥마을에는 찻잎물이 밴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는데요. 아늑한 여유 속에서 티 타임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도심과의 마음의 거리는 멀어지게 됩니다.

이응다리 야경. 이정아 기자
이응다리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이정아 기자

세종에는 멋진 야경으로 놓칠 수 없는 볼거리가 더 있습니다. 바로 한글의 ‘이응(ㅇ)’을 닮은 이응다리입니다. 금강 남측 세종시청 앞과 북측 세종중앙공원·국립세종수목원·박물관단지를 잇는, 국내에서 가장 긴 보행 전용 다리로 금강보행교라고도 불립니다. 총 길이는 1446m로,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1446년을 기념해 만들어졌습니다.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20층 세종 라운지. 이정아 기자

세종시가 행정의 중심지이자 관광 도시로 성장 잠재력이 커지면서 바로 이곳에서 최근 또 한 번의 변화가 일었습니다. 지상 20층·지하 3층 규모로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이 12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숙박시설 불모지’로 불렸던 세종시에 들어선 첫 관광호텔입니다. 전 세계 6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1200개 이상,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 82개의 호텔을 운영하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코트야드 브랜드로 세종에 여는 첫 호텔이기도 합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비즈니스 업무는 물론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호텔이라는 점입니다. 호텔에 마련된 공간 곳곳에서는 일과 삶의 시너지를 추구하는 ‘워케이션(Work+Vacation)’을 세심하게 고려한 흔적이 묻어났습니다. 한 마디로 고객 저마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하게 연출될 수 있는 ‘공유 공간’이 늘어난 겁니다.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20층 세종 라운지. 이정아 기자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20층 세종 라운지. 이정아 기자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20층 피트니스. 이정아 기자

객실을 벗어나 커피 한 잔과 함께 업무를 보거나 영화와 책을 보며 칵테일을 한잔할 수 있는 세종 라운지가 대표적입니다. 세종 라운지 옆에 위치한 피트니스에는 이탈리아 브랜드 테크노짐의 신형 장비를 갖춘 피트니스 공간이 갖춰졌습니다. 호텔 1층에 위치한 세종 카페에는 자리마다 콘센트가 갖춰진 넓고 긴 테이블이 배치됐죠. 호텔 2층에는 최대 260명까지 수용 가능한 그랜드볼룸과 총 8개의 미팅룸이 있었는데, 컨퍼런스·회의나 웨딩·돌잔치 등 목적에 따라 공간을 다양하게 바꿔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2층 미팅룸. 이정아 기자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2층 미팅룸. 이정아 기자

이는 코로나19 이전에 도심에 세워진 호텔과 가장 다른 점이기도 합니다.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의 이지숙 총지배인은 “호텔에서 업무장소를 떠나 일을 할 수도 있고, 동시에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도 있다”라며 “비즈니스, 레저 등으로 호텔 성격을 구분 지었던 과거와 달리 비즈니스와 레저가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호텔 공간을 구성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행정 수도를 뛰어넘어 관광·문화·생태 도시로 도약하는 세종시의 지역적 특색이 호텔에도 그대로 담긴 겁니다.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 스탠다드 객실 레이크뷰. 이정아 기자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 스탠다드 객실. 이정아 기자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 스탠다드 객실. 이정아 기자

호텔 객실은 한국의 전통화와 문양을 모던하게 해석한 디자인으로, 스위트룸 15실을 포함한 281실로 구성됐습니다. 특히 14층 객실 방 문을 열자마자 탁 트인 전망의 세종호수공원 전경과 붓꽃 모양으로 세워진 거대한 국립세종수목원이 눈앞에 펼쳐졌는데요. 도심에 있지만 일상의 궤도를 벗어난 해방감을 느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신록으로 옷을 갈아입은 전월산 너머로 벌겋게 물든 수면을 뚫고 가뭇하고 동그란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습니다. 모든 객실은 55~65인치 스마트TV, 투명도 조절이 가능한 스마트 글라스가 장착된 욕실, 시몬스의 고급 매트리스와 푹신한 침구가 들어섰습니다.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1층 세종 키친과 세종 카페. 이정아 기자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1층 세종 키친 조식. 이정아 기자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1층 세종 키친 조식. 이정아 기자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1층 세종 키친 조식. 이정아 기자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1층 세종 키친 조식. 이정아 기자

호텔 1층에 위치한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인 세종 키친에서는 세종로컬푸드를 통해 구입한 현지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건강하고 영양가 높은 다양한 메뉴가 선보여집니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애프터눈티 세트가 제공되고요. 같은 층에 위치한 세종 카페에서는 로컬 로스터리 원두로 만들어진 커피와 티를 비롯해 시그니처 음료와 클래식 칵테일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한편 세종시는 ‘국내 1호 정원도시’ 도약을 목표로, 2025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제박람회 개최를 통해 풍부한 정원관광도시 기반을 홍보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복안입니다. 세종시는 도심 내 전체 면적의 52%가 녹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올해 3월 말 기준 세종에 사는 사람들의 평균연령은 35.3세로, 전국 평균연령이 44.4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젊은 도시’입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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