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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한미 동맹의 성숙과 발전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워싱턴DC 국빈방문의 열기가 잠잠해지는 가운데 이번 방문이 향후 미국과 한국 관계의 윤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올해가 한미 동맹 70주년이어서 국빈방문이 결정적이었다. 동북아의 평화유지를 위한 동맹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 1953년 7월 한국전쟁 휴전이 끝난 지 불과 몇 달 만에 미국과 한국은 10월에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고 1954년 말까지 양국 정부의 비준을 받았다. 1950년에 양국은 역사적·문화적 연결고리가 거의 없었으나 한국전쟁의 비극과 희생을 겪으며 강한 유대감을 형성, 지속적인 관계를 맺게 됐다. 한국전쟁에서 가장 오래 복무한 유엔사령관이었던 제임스 A 밴 플리트 장군은 1953년 7월 긴급 원조 500만달러의 재단을 창립했고 코리아소사이어티로 발전시켜 초대회장을 역임, 현재의 코리아소사이어티에 이르고 있다.

이번 4월 한미 정상회담은 ‘글로벌 전략동맹’이라는 야심 찬 의제를 심화시켜 최첨단 기술·바이오·공급망 복원 등 첨단 기술동맹으로 협력을 확대했고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무기 확장억제 체제 구체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포괄적 파트너십이 가능하게 된 배경에는 한미 FTA 발효가 핵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배경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협상 과정에서 일정 역할을 한 양국 재계회의의 공로를 인정, 2011년 밴플리트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한미 FTA 이후 한국 기업의 대미투자는 최첨단 분야로 이어져 K-투자 물결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서명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 통상 이슈가 양국 경제협력에 불확실성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국빈방문의 분위기는 놀라웠다.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방문으로 시작된 윤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은 상하원 합동 회의 연설로 마무리됐다. 이 모든 것이 1953년 이후 양국관계가 어떻게 성숙했는지를 완벽하게 보여줬다.

윤 대통령의 의회 영어 연설은 격렬하게 당파적으로 대립하던 양당 의원 모두에게 호응을 얻었다. 이번 의회 연설에 참석한 의원 중에 한국계 미국인이 있었다는 것, 그중 3명이 여성인 것은 미국 내 한국계의 정치적 목소리가 커졌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 과목 성적은 ‘A’다. 안보 분야에서 워싱턴선언은 실제적이고 오래 지속될 것이며 ‘철통 같은 한미 동맹’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평가되며, 특히 공동 성명에서 다른 지역의 지정학적 우려를 언급한 것도 눈에 띄었다. 이 과목 역시 확실한 ‘A’다. 양국 정상의 공동 성명에서 IRA와 반도체법에 대한 우려 해소를 위한 논의의 틀을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기업의 예측 가능성과 양국 기업 상호 이익 최적화를 위한 논의는 더 필요해 보인다.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미래에, 향후 170년 더 함께 할 수 있기를”이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아일랜드 속담을 인용해 “좋은 친구는 네 잎 클로버 같아서 찾기도 어렵고 만나기도 행운”이라고 응수했다는 점에서 ‘A+’로 평가한다.

글로벌 전략동맹으로 발전한 한미 동맹은 과거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처럼 당면한 과제가 있지만 회복력을 입증했고 미래가 밝다고 믿는다.

톰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겸 CEO(컬럼비아대 및 조지타운대 겸임교수)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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