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경제정책 ‘엇박자’ 끝…침체 와도 아이(AI)는 뛴다[홍길용의 화식열전]
나라살림 동결 재정지출 제한
연준 긴축적 통화정책과 동행
고금리 지속되면 고효율 중요
시장지배·기술선도 기업 집중
앤비디아 트릴리온 클럽 가입
안전자산 은행예금 보다 채권
하반기 개인용 국채 노려볼만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지급불능 사태없이 한도가 높아졌다. 민주당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방향이 ‘긴축’으로 같아지게 됐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높인 효과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산업생산이 부진하고 독일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 위기에까지 몰렸다.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 확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강력한 시장지배력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고 미래의 혁신까지 주도할 기업들로 투자를 압축할 때다.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의 부채한도 협상 결과를 두고 극우 쪽에서는 ‘덜 깎았다’, 극좌 쪽에서는 ‘다 내줬다’는 불만이 나온다. 깎았다고 하기 보다는 늘어나지 못하게 묶어두는 수준이어서 의회에서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상하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석 차이는 아주 적다. 양 당 모두에서 반대표가 나와도 과반을 밑돌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반대표의 정도는 부채한도 보다는 정치 함수와 연관이 깊다. 공화당에서 반대표가 많이 나온다면 이번 협상을 주도한 케빈 매카시 의장의 불신임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행정부의 재정지출에 제동이 걸리면 실물경제에 공급되던 현금의 양이 애초 기대보다 줄어들게 된다. 그 동안 중앙은행은 금융기관을 통해 시장에서 돈을 거둬들이는데 정부가 가계와 기업에 돈을 뿌리는 모습이었다. 40년래 가장 강력한 긴축에도 좀처럼 물가가 잡히지 않았던 이유다. 정부가 돈을 덜 쓰면 미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소비여력이 줄게 되고 서비스업 중심으로 늘어나던 일자리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올해 1분기 미국 경제(GDP)는 1.3% 성장했는데 정부 지출로 인한 성장이 0.5%로 기여 정도가 4할이 넘었다.

4월 미국의 소비관련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연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높일 가능성을 높였다. 재정정책에 제동이 걸리게 된 만큼 연준이 당장 6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아무래도 줄었겠지만 그렇다고 금리를 내릴 확률이 더 커진 것은 아니다. 적어도 5%대 기준금리는 물가가 확실히 잡히는 것을 넘어 경기가 확연한 침체양상을 보이기 전까지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고금리의 충격이 경제 구석구석까지 두루 전파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고금리를 이겨내려면 고효율이 필요하다.

유동성이 팽창하던 저금리 시기에 기술회사들의 가치가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기대’ 때문이다. 돈 값이 싸서 투자에도 후했다. 긴축으로 고금리 환경이 도래했지만 여전히 일부 기술회사들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대’가 아닌 ‘기반’ 때문이다. 확실하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경쟁자가 단기간에 추격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술 격차를 확보하고 있는 곳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글과 애플을 떠올리면 쉽다.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앤비디아(NVIDIA)다.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더 오를 곳들이다.

최근 블룸버그가 전한 마켓츠라이브펄스(MLP)의 설문 결과도 같은 맥락이다. S&P500에 대한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전망 결과가 흥미롭다. 올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은 기관이 34.9%, 개인이 46.2%였다. 하락할 것이란 전망은 각각 39.3%, 29.4%였다. 492명의 시장 참여자들 가운데 올해 유망한 주식의 조건에 대해서는 수익성이 40.9%로 가장 높았고 모멘텀과 가치는 각각 21.1%에 그쳤다. 종합하면 올해 S&P500 전망은 별로 밝지 않으며 수익성 높은 초우량기업들로 투자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미국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3분기 대비 주가 반등 폭을 보면 S&P500이 17.3%로 글로벌 지표(MSCI AC)의 18.01%에 못 미친다. 하지만 이 기간 나스닥은 22.7% 상승하며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강력한 반등 탄력을 자랑했다. 미국 경제가 전세계 평균만 못할 때 나스닥 기술주만 잘 나갔다는 뜻이다. 특히 5월30일 현재 나스닥에서 애플(U$2.79T), MS(U$2.46T), 알파벳(U$1.58T), 아마존(U$1.25T), 앤비디아(U$0.992T) 5종목의 시가총액이 9조 달러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개인용 전자기기에서 아직 애플의 독주를 견제할 만한 경쟁자는 찾기 어렵다. 중국에 이어 인도로 제조 기반과 소비시장을 넓히고 있다. 플랫폼과 금융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MS도 컴퓨터 운영체제(MS)와 업무용 소프트웨어(office)의 독점에 이어 인공지능(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앤비디아는 AI 학습에 필수적인 시스템반도체에서 경쟁자 대비 최소 2년 이상 앞선 기술력을 가졌다. 알파벳(구글)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여전히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혁신이 부족한 아마존은 전기차 업체에 자리를 내줄 수도 있어 보인다.

채권도 매력적이다. 금리가 더 오를 수도 있지만 상당 기간 현재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더 크다. 현재 대부분의 국채 수익률(yield)은 은행예금 이자보다 높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각국 정부의 국채 발행은 신중해지고 있다. 공급이 깐깐하게 관리되면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우량기업들도 돈이 필요하면 높은 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해야 한다. 여러모로 은행 예금 보다는 채권에 투자하는 시장형상품이 유리하다. 하반기에 나올 개인용 국채도 세제 혜택이 기대되는 만큼 노릴 만하다.

ky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