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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초적 ‘관능의 세계’가 온다…“‘시카고’ 박자 맞춰 박수 치는 관객, 韓 유일무이”
뮤지컬 ‘시카고’ 25주년 투어 공연
美 투어 이후, 전 세계 유일 韓 방문
브로드웨이 25주년을 기념해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 공연팀이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 [신시컴퍼니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컴 온 베이비(Come on baby) 함께 즐겨봐 앤 올 댓 재즈(All that jazz)” (‘올 댓 재즈’ 중)

14인조 빅밴드 앞에서 노련하게 주인공 자리를 꿰차는 벨마 켈리. 미국 시카고 쿡카운티 교도소의 ‘최고 스타’다. 환락이 넘치고, 마피아의 돈이 세계를 지배한 시절, 살인을 하고도 스타를 꿈꾸는 비현실이 현실이 된 곳. 이곳에서 그는 오늘도 “술은 차갑고, 피아노는 뜨겁다”며 ‘올 댓 재즈’를 부른다.

원초적 관능의 세계가 열렸다. 뮤지컬 ‘시카고’의 오리지널 팀이 한국을 찾았다.

“첫 공연의 엔딩곡에서 록시와 함께 춤을 추는데, 관객들이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더라고요. 200번의 공연을 하는 동안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벨마 켈리 역을 맡은 로건 플로이드가 최근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지난 27일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한 뮤지컬 ‘시카고’의 첫 공연 소감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어 특권이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브로드웨이 25주년을 기념해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 공연팀이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 [신시컴퍼니 제공]

이번 투어팀은 2021년 브로드웨이 공연 25주년을 맞아 꾸려졌다. 팬데믹으로 공연이 미뤄지다 지난해 10월 미국 유티카를 시작으로 51개 도시에서 약 8개월간의 북미 투어를 마치고 한국으로 왔다. 투어 일정 중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 찾았다. 제작사 신시컴퍼니 측은 “‘시카고’는 한국에서 20년 넘게 사랑받은 작품인 데다, 오리지널 창작진이 한국 라이선스 공연이 ‘시카고’의 오리지널리티를 꾸준히 잘 이어오고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카고’ 오리지널 공연의 내한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시카고’는 각기 다른 살인죄로 수감된 벨마 켈리와 록시 하트가 ‘최고의 가수’가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폭력, 부패, 간통, 배신, 착취가 난무하는 1920년대 미국 사회의 축소판인 시카고 쿡카운티를 배경으로 보드빌(희극에 노래와 춤이 더해진 통속적인 쇼)의 진수를 보여준다. 풍성한 재즈 음악에 어우러지는 절제된 춤사위로 꽉 채운 무대는 ‘어른 동화’를 표방하며 화려함으로 중무한 ‘요즘 뮤지컬’과는 완전히 다르다.

브로드웨이 25주년을 기념해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 공연팀이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 [신시컴퍼니 제공]

전형적인 공식을 따르지 않는 ‘파격의 문법’은 뮤지컬 ‘시카고’의 흥행을 이끌었다. 1975년 무대화된 이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25년간 1만회 이상 공연됐고, 토니상, 올리비에상 등 전 세계 최고 권위 시상식에서 55개 부문을 수상했다. 전 세계 36개국 500개 이상의 도시에서 3만 2500회 이상 공연하며 33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했다.

벨마 켈리 역의 로건 플로이드는 “화려한 세트도 없고 소박한 무대에서 공연하지만, 순수하고 반짝이는 공연”이라고 했고, 록시를 연기하는 케이티 프리든은 “음악은 시대를 초월한다”며 “한국 관객에게 와닿는 아름다운 음악이 ‘시카고’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시카고’는 튜바, 트럼펫, 트럼본, 피아노, 퍼커션 등 14인조 빅밴드가 무대에서 관객과 마주하며 찐득한 재즈 음악을 들려준다.

2021년 25주년을 맞아 오른 한국어 공연은 ‘시카고’ 국내 공연 사상 ‘최고의 히트’를 기록했다. 소녀시대 티파니가 록시 하트로 출연한 공연이다. 개막 전 공개된 연습 영상에서 최재림의 복화술 연기가 인스타그램을 비롯핸 SNS에서 밈(Meme)이 됐고, 평소 뮤지컬을 보지 않던 관객까지 공연장으로 끌어모았다. 록시 대신 언론을 상대하는 변호사 빌리 플린과 록시가 만들어가는 넘버 ‘동시에 총에 손을 뻗었지’(We both reached for the gun)가 나오는 장면이다.

브로드웨이 25주년을 기념해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 공연팀이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 [신시컴퍼니 제공]

한국에선 인기를 모았으나, 이번 오리지널 공연에선 만날 수 없다. 빌리를 연기한 제프 브룩스는 이에 대해 “복화술 없이도 록시를 조종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 복화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25주년 기념 공연을 하는 투어팀은 최근 한국에서 200회 공연을 마쳤다.브룩스는 ”긴 역사를 가진 공연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 관객분들이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고, 로건 플로이드는 “‘시카고’라는 오래된 전통의 일부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공연은 8월 6일까지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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