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동연의 허를 찌른, ‘유쾌한 반란’이라는 변수
“죽음을 기다리는 개들이 있는데 유쾌하세요?”
이상한(?)해시태그…민주당 잠룡인데, ‘새물결’, ‘새로운 물결’도 있어 논란자초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1.김동연 경기지사는 늘 ‘유쾌한 반란’이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한다. 이 다섯글자가 김동연 부메랑 화살이 됐다. 일명 ‘개도살 사건’이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한 도민의 제보로 착수해 파주 개도살 현장을 포착, 단속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지난 3월, ‘다수의 개 사체와 뼈무덤’이 발견된 광주 개농장 사건조차 ‘학대로 죽음에 이르렀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현장을 덮치지 않는 이상 동물학대 수사는 헛수고가 되기 십상이다. 특사경이 동물학대를 수사하는 지자체는 경기도가 유일하다. 경기도는 접수 제보를 하나하나 확인해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경기도 특사경 동물학대방지팀이 파주에서 2주간의 잠복수사 끝에, 지난 1일 새벽 5:30경 개 밀도살 현장을 포착, 단속했다. 김 지사는 이날 페북을 통해 “경기도는 접수 제보를 하나하나 확인해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제보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보자도 경기도도 동물을 아끼고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뜻은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공개 활동은 자칫 수사 진행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도민들의 제보가 헛되지 않도록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관심과 응원 보내며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했다.

#2.김 지사가 페북에 이 글을 올리자 댓글이 30건이 달렸다. 대부분 시흥 개도살장과 관련한 댓글이다. 댓글을 읽어내려오면서 눈에 들어오는 날카로운 분석을 보고 놀랐다. 해시태그에 개가 도살되는데 ‘유쾌한 반란’이란 용어가 쓰이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여부를 성토했다. 한 네티즌은 시흥 개도살장 사건 아시는지요? 한달도 안되서 한곳에서만 두번째 도살했습니다 그것도 경찰관들 밖에 있을때요 아무도 중단시키지 않았고 특별수사관은. 전화조차 받지 않습니다 그동안 개들은 밀도살을 당했구요. 시흥 박달로 사건입니다. 지금 이시간도 단체와 시민들이 불철주야 지키고있습니다 이 사건은 그냥 지나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특사경7 팀인가요 알바생인지 궁금합니다 시흥시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셔야겠습니다특사경이 있는 유일한 경기도에서 정말 유일하게 일도 안하고 있더라구요...현재 일어나고 있는 시흥 개도살장 사건에는 왜 모른체 무시하는지 궁금하네요..일은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행사장에서는 자랑질 엄청하시던데.....도지사님!!!!제발 일 좀 하세여~~~~~~~”라고 했다.

김동연 지사 페북에 달린 댓글 일부 캡처

#3.유쾌한 반란이라는 페북 글 밑에 있는 조그마한 글씨에 대해서도 이들은 ‘매의 눈’으로 봤다. “#유쾌한반란..이내용이 이런 해시태그를 써야합니까? 시흥도살장 특사경 일처리 아주 불성실하고 대응자체를 하지않고..근 한달을 이현장에서 동물단체 회원들이 특사경의일을 24시간 하고있습니다.. 잘한일만 게시물이라 올려야하는지 적극적 대책을 간구합니다…”. “유쾌한 반란???장난하십니까??생명의 목숨이 오가는데...시흥은 경기도가 아닙니까?? 경찰앞에서도 버젖이 도살을 저지르고, 특사경은 딱한번 와서 마네킹처럼 몇분 서있다가 그냥 돌아갔습니다...그이후, 민원 전화는 아예 받지를 않고 있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이 되면 그에 따르는 일을 하셔야죠....동물 복지를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알수 있다고 했습니다..이번 시흥건은 정말 한국의 수치입니다...시흥시청, 공무원, 경찰, 특사경, 도살업자 다 한통속 이었습니다...사실이나 제대로 알고 떠드세요...세계적으로 퍼지기 일부 직전인데...뭘 잘라내야 하는지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고 일갈했다. 또 “경기도 시흥시 개도살장 박달로 20 번지는 왜 나몰라라 하시는지요? 5/12 부터 많은 국민들이 민원 넣고 지켜봤지만 경기도 특사경은 2번째 사건 부터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민원전화 넣어도 계속적으로 전화조차 받지 않습니다! 특사경 동물보호팀은 대체 뭐하는 팀입니까? 그라그 유쾌한 발상 이라뇨?시흥시 도살장에서 하루 하루 뜬장고통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개들이 있는데 유쾌하세요? 경기도 특사경 당장 해체 시키세요! 볼수록 화가 나고 특사경이란 명칭이 부끄럽네요! 파주시 개도살장 건은 지나간 일이고 시흥시 박달로 20 에서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 입니다! 제대로 조사 좀 하세요!!!”라고 했다. 유쾌한 반란 이라는 해시태그를 지워달라는 글도 보인다. 도지사가 일을 잘한다는 글도 올라왔지만 김지사에 대한 비판글보다 적었다.

#4. 김 지사 의도는 개도살장을 현장에서 바로 잡고 이 비극을 막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하지만 도민들이 모두 보는 공인의 SNS는 그 상황에 맞게 써야한다. 개 도살장 라이브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던 이들은 김 지사 페북 아래 ‘유쾌한 반란’이라는 해시태그에 분노하고있다. 정치는 그만큼 디테일이 생명이다. 김 지사 주위에 단 1명이라도 이걸 바로 잡고 일합을 겨루는 참모가 없다는 말도 된다. 정치는 생물이고 대권은 혼자갈 수 없다. 개도살장 라이브에 유쾌한 반란의 조합은 말도 안된다. 벌써 김 지사가 페북에 글을 올린지 3일이 지났도 댓글로 ‘유쾌한 반란’이라는 해시태그를 지워달라는 요청은 쇄도했지만 묵묵부답이다. 김동연 클라스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항상 사용하던 집단해시태그도 상황에 맞게 신경쓰고 설정해야한다. 새물결, 새로운 물결도 김 지사가 창당했던 당 이름이다. 민주당으로 옮기고도, 이런 표현을 해시태그에 계속 올라오는 것도 논란이 된다. 용어의 의미를 모르는 것이 아니지만 논란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는 참모 1명도 없다는 것이 김동연 정치 한계점이라는 평도 나온다.

fob14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