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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패스 외국인 차별” 주한 EU∙이탈리아 대사 잇따라 우려 표명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 대사 (코리아헤럴드 DB)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 대사 (코리아헤럴드 DB)
주한 EU∙이탈리아 대사가 해외 백신 접종자에 대한 정부의 ‘방역 패스’ 적용에 한국인과 외국인 간 차별이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 대사는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패스 적용에 있어) 한국인과 외국인 거주자가 구별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해외에서 백신을 완전히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정을 못 받아 일상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외국인에게 까다롭게 적용해야만 하는 의학적 등의 이유는 없어 보인다. 주한 EU 대표부는 (해당 지침)에 차별적 성격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1일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에 따라 실내 체육시설 등 감염 다발 시설이나 고위험 시설에 대해 방역 패스를 도입했다. 방역 패스 적용 시설에 들어가려면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앱이나 쿠브에 연동된 카카오, 네이버 등 전자출입 명부 플랫폼에서 발급된 전자 증명서로 백신 접종 사실을 인증해야 한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백신을 맞은 경우는 대부분 방역 패스가 인정되지만, 한국 거주 외국인이 외국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는 자가격리 면제서를 증명서로 요구하고 있어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정부는 해외예방접종자 중 격리면제서를 발급받고 입국한 외국인은 접종 이력 등록 및 확인서 발급을 시행하고 있다"며 "격리면제서 없이 입국한 외국인에 대한 접종확인서 발급 관련 사항은 향후 검증 방안을 마련 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해외에서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이 한국으로 입국할 경우 자가 격리 문제도 논쟁의 대상이다. 

앞서 페데리코 파일라 주한 이탈리아 대사 또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내 입국자 자가격리면제 지침이 해외에서 백신을 맞은 외국인에 까다롭게 적용된다”며 정부의 방역 지침에 우려를 전했다. 또 그는 “(위드 코로나 영향으로) 더 많은 이탈리아 학생들, 기업인들, 여행객들이 한국을 방문하길 원한다. 해당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의 “해외 입국자 격리 면제서 발급 지침”에 따르면 해외에서 백신을 맞은 내∙외국인들은 인도적 목적이나 중요한 사업 및 학술‧공익 등의 목적으로 방문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자가격리 면제를 받을 수 있다. 가족 방문도 인도적 목적의 방문에 포함되기에, 가족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한국인과 외국 국적 교포 등은 자가 격리 면제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한국 거주 외국인들은 해외에서 백신을 맞고 한국으로 재입국 하고자 할 때 자가 격리 면제 증명서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한국 정부와 EU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상호 인증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전하며 “전 세계 49개국이 EU의 디지털백신 여권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도 조만간 결정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1일부터 본격 가동된 EU의 코로나 디지털 증명서 시스템은 백신 접종자의 역내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만들어진 이른바 “코로나19 백신 여권”이다. 백신을 접종했거나 코로나19 감염 뒤 회복됐거나 코로나19 검사 결과 최근 음성 판정이 나온 유럽연합 회원국 국민에게 발급되는 QR 코드 형식의 디지털 증명서로 이를 소지한 여행객은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을 방문할 경우 격리 조처 등으로부터 면제된다.  

코리아헤럴드 최재희 기자 (cjh@heradlcorp.com)

By Choi Jae-hee (c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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