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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기획사 세운 유빈 "자유가 주는 책임감 있죠"

JYP 떠나 CEO로 홀로서기…직접 제작한 첫 싱글 '넵넵'

(르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르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유빈(본명 김유빈·32)은 인터뷰 장소에 들어오자마자 '아티스트/CEO'라고 적힌 명함을 기자들에게 일일이 건넸다.

'국민 걸그룹' 원더걸스 메인 래퍼로 활약하며 '텔 미', '소 핫', '노바디' 등 메가 히트곡을 낸 그는 올해 초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독립했다. '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real recognize real)는 뜻의 르(rrr)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기획사 대표로 새롭게 출발했다.

최근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난 유빈은 "의뢰를 해서 명함도 제작하게 되고, 영수증 정리 빨리하라고 독촉도 받아봤다"며 "이런 소소한 일들이 너무 재밌다. 가수가 아닌 CEO로서 새로운 즐거움과 배움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바보가 용기가 있다고, 아무것도 몰라서 도전한 거여서 처음에는 '멘붕'이 왔다"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하나하나 제대로 알아가면서 하고 싶었다", "배워가는 과정을 열심히 즐기는 중"이라며 눈을 반짝일 때는 야무진 새내기 CEO의  면모가 엿보였다.

"(음악 제작의) 모든 일을 다 알고 싶었어요. 박진영 PD님을 옆에서 보면서 '나도 저렇게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했었고요."

기획사 대표로서 자신의 첫 음반도 선보인다. 21일 오후 6시 발매하는 디지털 싱글 '넵넵(ME TIME)'은 예산부터 사진 컷 하나, 글꼴 하나까지 온전히 유빈의 결정을 거쳤다.

그는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참여하기는 처음인 앨범이라 너무 신기하고 설레고, 애정이 엄청 간다"며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앨범"이라고 털어놨다.

걸크러시 이미지가 강했던 유빈은 '넵넵'에서 유쾌하고 친숙한, '같이 밥 먹고 싶은 언니'로 변신했다. 마림바 소리로 시작하는 이지리스닝 힙합곡으로 유빈이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이른바 '넵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한 '위로 송'이라고.

'넵병'은 직장 상사에게 좀 딱딱해 보이는 '네' 대신 '넵'이라는 대답을 즐겨 쓴다는 요즘 직장인들의 '신종 직업병'이다. 유빈이 "요즘 저도 '넵'이란 단어에 정말 공감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나왔다.

 그는 "'넹', '넴'은 친구들이랑은 많이 하지 회사 단톡방에서는 못하겠더라"며 "회사 단톡방이 생기니 저도 '넵병'이란 걸 더 실감했다"고 했다.

"퇴근 후에, 혹은 저처럼 퇴사 이후에, 아니면 학교 졸업 후에 (느낄 수 있는) 해방감"을 공유하고 싶었다는 그는 '퇴사하시니 자유롭나'라는 질문엔 "자유는 느끼지만 자유가 주는 책임감은 있는 거 같다"고 힘줘 말했다.

유빈이 이끄는 르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첫 아티스트를 영입했다. 유빈과 함께 원더걸스로 활동했던 혜림(28)이다. 혜림은 결혼을 앞둔 태권도 선수 신민철과 MBC 연애 관찰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출연 중이다.

혜림 얘기가 나오자 유빈은 "옆에 있기만 해도 즐거운 친구다. 너무 사랑스럽고 에너지를 얻게 되는 친구"라며 여느 소속사 대표처럼 자랑이 끊이지 않았다.

"혜림이는 펼칠 수 있는 색깔이 정말 많은 친구인데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항상 안타까웠어요. 미안한 마음이 있었죠. 다른 회사에서 더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친구지만, 제가 제일 잘 안다고 정말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어서 먼저 (영입) 제안을 했는데, 고맙게도 같이 하겠다고 얘기해 줬어요."

그는 혜림에게 예능 출연을 제안한 이유 등을 설명하다가 "제가 이런 말을 하고 있다는 게 저도 신기하다"며 미소지었다.

'친정' JYP의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는 제작자로 첫발을 내디딘 유빈에게 든든한 조언자가 돼 줬다.

"회사를 설립한다는 생각을 한 것 자체가 되게 용기 있다, 멋있다고 응원을 많이 해 주셨어요. '이런 것도 했냐, 저런 것도 했냐' 세세하게 알려주시기도 했죠. 

그런걸 알려주시지 않았으면 진짜 도중에 포기했을 것 같아요. 좋은 멘토분이 제 옆에 있어서 오늘 이렇게 무사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웃음)"

새내기 대표로서 의욕도 넘쳤다. 유빈은 "최대한 다양한 분들과 재밌고 즐겁게 일하고 싶다는 게 저의 목표"라며 "여러 장르의 가수분들과도 일하고 싶다.  아이돌 뿐 아니라 기존 아티스트일 수도 있고, 셀프 프로듀싱 가능하신 분도 좋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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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