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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 대기 차량 덮친 음주운전 참사…50대 가장 하반신 마비

음주 운전 사고로 부서진 차량 (연합뉴스)
음주 운전 사고로 부서진 차량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두 자녀의 아버지이자 맞벌이 가장인 A(58)씨는 아침 일찍부터 서울 집을 나섰다.

회사 업무차 경기도 김포까지 가야 했기에 더욱 서두른 길이었다.

A씨가 자신의 산타페 차량을 몰고 김포 양촌읍 한 교차로에 다다른 건 오전 9시 30분께였다.

사고는 한순간에 났다. 신호를 기다리던 A씨의 차량을 뒤에서 오던 렉스턴 차량이 그대로 들이받았다.

앞서가던 차량 2대까지 포함한 3중 추돌 사고에 A씨가 탄 차체는 종잇장처럼 구겨졌고, 그를 포함한 운전자 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중 부상 정도가 가장 심했던 A씨는 치료를 받으며 의식을 겨우 되찾았지만 사고 23일 만에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뼈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으나 척추 신경에 큰 문제가 생겨 앞으로 다리를 쓰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추돌 사고를 처음 낸 렉스턴 차량 운전자 60대 남성 B씨가 음주 운전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채혈 검사 결과 B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누나는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하루아침에 동생네 가족은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며 "시체처럼 누워 있는 동생을 바라보다가 가슴이 아파 통곡을 하는데 동생이 '뒤차가 쏜살같이 달려와서 피할 수도 없더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오죽하면 동생이 한 다리만이라도 쓸 수 있게, 목발이라도 짚고 걸을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늘에 기도했다"며 "살인자나 다름없는 음주 운전 가해자를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엄벌해달라"고 덧붙였다.

김포경찰서는 B씨에게 이른바 '윤창호법'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특가법과 운전면허 정지·취소 기준 등을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B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9시 30분께 김포시 양촌읍 한 교차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렉스턴 차량을 몰다가 A씨 차량을 들이받아 3중 추돌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운전 사고를 낸 B씨도 중상을 입고 입원 치료 중이어서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판례 등을 검토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과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중 어떤 죄명을 적용할지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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