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 맹활약하는 아이돌들을 보는 것은 이젠 놀랄 일도 아니다. 그들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고, ‘연기자’ 보다는 ‘연기돌’ 이라는 수식어가 줄곧 따라다녔다. 그런 편견과 시선을 극복하고 ‘가수’와 ‘연기자’로써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아이돌을 만나보자.
1. 박유천(JYJ)
2010년, 박유천이 처음 연기를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사실 많은 사람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KBS2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브라운스크린에 첫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이선준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는 평을 들었다. 대중성을 지니면서도 너무 뻔하지 않은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퓨전 사극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것은 어찌 보면 그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 차기 작품은 로멘틱 코미디 같은 말랑말랑한 소재로 안정적인 길을 선택했을 수도 있지만, 박유천은 기대와는 달리 정통 멜로 드라마를 택했다. 이다해와 호흡을 맞췄던 MBC 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 진정한 연기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작년에 출연했던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와 올해 초 종영된 MBC 드라마 “보고싶다” 또한 그의 무한한 잠재력을 입증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는 연기 데뷔를 한지 3년만에 완벽한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KBS 연기대상, 백상예술대상, MBC 연기대상, SBS 연기대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2. 이정신(CNBLUE)
KBS2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가 처음 방영됐을 때, 이정신의 표정과 몸짓 하나 하나에서 그가 아무 경험 없이 처음 연기한다는 티가 조금씩 묻어 났다. 그는 잃을 것이 없었기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했고, 초반에 보였던 어색함을 뒤로한 채 50부작이 진행되는 동안 몰라보게 발전한 연기실력을 보여줬다. 발전보다 진화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천호진, 김혜옥 같은 베테랑 연기자들을 옆에 두었으니 그 또한 시작하는 연기자에게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이정신이 속한 CNBLUE의 나머지 멤버 3명이 먼저 연기를 시작했었던 것 또한 큰 자극이 됐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룹 리더 정용화는 이미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와 MBC “넌 내게 반했어”로 연기 호평을 받아왔기에 팀에서 마지막으로 연기 출사표를 던진 그에겐 부담이 더 컸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 딸 서영이”는 이정신에게 다양한 연령층의 팬을 확보함과 동시에 그룹 내에서 베이시스트로써의 존재감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3. 아이유
2011년 KBS2 “드림하이” 방영 이후로 아이돌들의 스크린 진입이 그 절정을 달했다. 드림하이에서 이미 2PM 택연, 우영, 티아라 은정, 미쓰에이 수지까지 아이돌들이 대거 출동 했고, “드림하이2”에서는 티아라 지연, 씨스타 효린, 가희, 에일리등이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드림하이 시리즈가 배출한 가장 성공적인 스타는 단연 아이유와 수지다. 아이유의 비중이 많지는 않았지만 “드림하이"는 아이유의 연기 생활에 초석이 되어줬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KBS2 주말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는 ’캔디'같은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연기력에 대한 평은 엇갈리고 있지만, 아직도 20회나 넘게 남았기에 그녀의 발전하는 연기실력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앞으로의 스크린 행보가 더욱더 기대되는 아이돌이다.
4. 서인국
서인국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떠나 가수로써 무대에 섰을 땐 그닥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남자의 자격” 같은 예능에 출연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슈퍼스타K에 나온 걔”라는 수식어가 꽤 오래 갔다. 데뷔한지 3년 뒤에 정은지와 함께 tvN “응답하라 1997”에 출연하면서 서인국의 운명은 바뀌기 시작했다. 드라마로 생긴 90년대 열풍을 타고 비로서 “슈퍼스타K에 걔”가 아닌 서인국이란 이름을 찾으며, MBC 주말드라마 “아들 녀석들”에서 연기자로써의 명성을 다지고 1년만에 가수의 자리로 돌아왔다.
5. 배수지(미쓰에이)
“첫사랑” 아이콘으로 우뚝 선 수지. “드림하이”에서 연기에 발을 들였을 때만 해도 그녀가 2012년 ‘박스오피스 퀸’이 되리라고 누가 예상 했을까.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개론”은 411만명이 넘는 관객을 몰고 수지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아직도 수지를 볼 때마다 영화 OST인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가 흘러나오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녀는 데뷔작의 영향을 아직도 받고 있긴 하지만 첫 결과가 너무 성공적이었던 탓일까? 작년에 방영됐던 KBS2 “빅”과 MBC “구가의 서”에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는 못보이고 있다. 그래도 당분간 다른 여배우들과 아이돌들이 수지의 “첫사랑 아이콘”을 넘보기는 힘들 것 같다.
6. 최시원
최시원은 슈퍼주니어로 데뷔하기 전 KBS2 “부모님 전상서”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써 먼저 얼굴을 알렸다.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과 KBS2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같은 수많은 히트작을 배출했던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에서 연기의 첫발을 들인 그는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러던 그는 작년 11월부터 방영했던 SBS “드라마의 제왕”에서 제대로 빛을 내기 시작했다. 4차원적인 한류 스타 캐릭터를 소화해내면서 연기자로써도 전혀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연기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온 최시원이 진정한 “드라마의 제왕”이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7. 김동완
김동완 또한 신화로 데뷔하기 전 MBC 드라마 ”산"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신화로 활동하는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며 경험을 탄탄히 쌓았다. 특유의 ‘스마일 페이스’로 2002년에는 KBS2 “천국의 아이들”에서 주인공 기호태 역을 맡았고 그로부터 4년 뒤엔 박선영과 함께 KBS2 “슬픔이여 안녕”에서도 주연으로 출연했다. ’1세대 아이돌‘인 그는 오랜 노력 끝에 비로소 2011년 MBC 광복절 특집 2부작 “절정”이라는 작품에서 이육사 역을 연기하게 됐고 이 드라마는 휴스턴국제영화제(WorldFest-Housto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특집극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절정”이 김동완에게 기존 연기 스타일을 더 다듬고, 연기자의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하나의 전환점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다.
석지현 기자
(
monicasuk@heraldcorp.com)
<관련 영문 기사>
Top 7 idol-turned-actors
There was a time when critics were not so generous in apprasing idol stars who took to acting on the big or small screen. While that prejudice is still alive, many of them have successfully overcome criticism to grow into full-fledged actors.
1. Park Yu-chun
Not many people had high expectations for Park Yu-chun in 2010 when the singer said he would start acting. Park made his first appearance on the small screen with “Sungkyunkwan Scandal” and excelled at portraying Lee Sun-joon in the fusion historical drama. The selection of genre for his acting debut was perhaps an ideal one, as fusion historical dramas have historically had mass appeal. Park could have chosen the safe path of acting by choosing a romantic comedy as his follow-up project. Against his fans’ expectations, he decided to go for melodrama. With “Miss Ripley” costarring Lee Da-hae, he built his reputation as an actor. The last two dramas he starred in -- “Rooftop Prince” and “Missing You” -- also confirmed his talent for acting. Just three years into his acting career, the JYJ member garnered four major acting awards, in the KBS Drama Acting Awards in 2010, Paeksang Arts Awards and MBC Drama Awards in 2011, and SBS Drama Awards in 2012.
2. Lee Jung-shin
It was evident at the beginning of “My Daughter Seo-young” that Lee Jung-shin was starting from scratch. Beginning from zero, he had nothing to lose, and he had veteran actors such as Chun Ho-jin and Kim Hye-ok as mentors. Leaving all the awkward reactions and facial expressions in the earlier part of the story, his acting skills remarkably improved through the 50-part series. Competition between the CNBLUE members could have been the strongest motivation for the bassist. All four band mates have experience in acting including leader Jung Yong-hwa, who played in “You’re Beautiful” and “Heartstrings.” With “My Daughter Seo-young,” the musician gained wider recognition as an actor as well.
3. IU
The influx of idols in the K-drama sphere reached its peak in 2011 when “Dream High” first hit the airwaves. TV screens were brimming with young artists such as Taecyeon and Wooyoung of 2PM, Eunjung of Tiara and Bae Suzy of MissA. IU did not have many scenes in her debut drama but she made a stepping stone of it and landed her first lead role in “You’re the Best, Lee Soon-shin.” Already a successful singer, IU’s acting success is likely to be judged by her current drama and the next role.
4. Seo In-guk
The winner of Mnet’s audition program “Superstar K” did not have much luck when he first made his debut as a singer. Seo In-guk had also tried appearing on variety shows to make himself known, but he was always tagged as “the guy from Superstar K.” His fate began to change forever when he starred in “Respond 1997” with Jung Eun-ji of girl group A Pink. Riding the waves of ’90s sensation the drama made, Seo finally kicked the label of “the guy from Superstar K” and found his real name. After making his appearance in the weekend series “Rascal Sons,” Seo came back to where he belongs and gained further popularity through a new album.
5. Bae Suzy
Without a doubt, Bae Suzy is the most successful actress among idol singers. She gave acting a try in “Dream High” but no one had expected that she would become the queen of local box office last year. “Architecture 101,” Lee Yong-joo’s megahit film that lured 4.1 million moviegoers last year, launched Bae into stardom and gave her the nickname of “everyone’s first crush.” Although she still has that reputation from her debut flick, Bae has not been able to meet her fans’ expectations in “Big” and “Gu Family Book.”
6. Choi Si-won
Choi Si-won made his name known as an actor before making his debut K-pop group Super Junior. His first drama “Precious Family” was written by popular script writer Kim Soo-hyun, who also wrote “A Thousand Days’ Promise” and “Mom’s Dead Upset.” After playing several minor and main roles both on the small and big screens he made a breakthrough in his acting career last year with “The King of Dramas.” Choi received positive reviews for depicting his character Kang Hyun-min, a handsome but short-tempered and egoistic actor. Proving himself a real heartthrob, he made a smooth start to become the king of dramas.
7. Kim Dong-wan
Kim Dong-wan was an actor at the age of 17 before becoming a member of boy band Shinhwa. The “Hey Come On” singer kept his dream as an actor while pursuing singing activities. With his trademark smiley face he landed more roles in popular dramas such as “Children of Heaven” in 2002 and “A Farewell to Sorrow” in 2005. In 2011, Kim played the male lead in “The Peak,” set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rule. The two-part series was recognized by the WorldFest-Housto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and took the grand prize in the TV Special-Dramatic segment. Critics say the award-winning drama provided Kim a chance to go beyond his former style of acting and helped him mature as an actor.
By Suk Gee-hyun
(
monica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