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매체 통해 공식 입장 최초 발표, ‘습관적 잘못된 행동’ 전면 부인
- 영국 출판사, 고은 시 교과서 삭제 조치는 ‘극단적 반응’
성추행 논란에 직면한 원로 시인 고은(85)씨가 외신 매체를 통해 의혹을 전면 부정했다. 그는 “최근 (성추행) 주장에 내 이름이 언급된 것이 유감스럽다”며 “나의 행동이 일으켰을 의도하지 않았던 고통에 대해선 이미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러나 어떤 개인들이 나에 대해 주장한 습관적인 성추행 의혹은 단호히 부인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지난 2일(현지시각) 현지 출판사 블러드액스 북스(Bloodaxe Books)의 고은 담당자 닐 아슬리(Neil Astley)를 통해 받은 고은의 성명서 내용을 보도했다.
고은은 지난달 초 시인 최영미(58)씨가 발표한 시 ‘괴물’로 성추행 논란에 결부되었다. 그러나 논란이 불거진 후 한 달여간 국내 언론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외신을 통해 우회적으로 입을 연 셈이다.
성명서를 통해 고은은 “한국에선 그저 시간이 흘러 진실이 밝혀지고 논란이 종결되기를 기다리겠다. 그러나 사실과 맥락을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 친구들에게는, 내가 아내나 나 자신을 부끄럽게 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알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현재로서 할 수 있는 말은, 내가 사람과 시인으로서의 명예를 유지한 채, 나의 글쓰기는 계속될 것이라 믿는다는 것이다”고 작품활동을 이어갈 것을 암시했다.
성명서를 통해 아슬리는 고은이 현재 종양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이며 회복 상태에 있다고 언급했다.
아슬리는 고은이 현재 회복 중이지만 수술 등으로 인해 육체적으로 약해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아슬리는 국내 언론에 보도된 성추행 논란이 “한 사람의 주장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판사 측은 한국 대중이 “고은의 시를 교과서에서 삭제하고, 한국의 가장 존경받고 명성 높은 작가로서 누린 특권들을 포기하라고 압박하는 등” 그 반응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사는 “한국에서 지워지는 과정에 있는 고은의 문학적 유산을 지지한다”고 말함과 동시에 “개인에 대해 주장되고 있는 성추행 의혹은 어떤 방식으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다음은 가디언이 보도한 고은 시인의 성명서 내용이다.
“I regret that my name has been brought up in the recent allegations. I have already expressed regret for any unintended pain that my behaviour may have caused. However, I flatly deny charges of habitual misconduct that some individuals have brought up against me.”
“In Korea I would simply wait for the passage of time to bring the truth to light and settle the controversy. However, to my foreign friends, to whom facts and contexts are not readily available, I must affirm that I have done nothing which might bring shame on my wife or myself. All I can say at the moment is that I believe that my writing will continue, with my honour as a person and a poet maint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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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