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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댓글 이력 공개하니…'다중인격 댓글러' 민낯 드러났다

(네이버 캡처-연합뉴스)
(네이버 캡처-연합뉴스)

"스위스에 거주 중인 교민입니다…멀리 있는 한국에서도 시급한 조치가 필요해 보여요."

지난달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각국의 외국인 입국 금지 조처와 관련해 네이버에 뜬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그런데 이 이용자의 다른 댓글을 보면 뭔가 수상쩍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달리는 이 사람의 댓글을 살펴보면 '11군번 청년', '20대 여성',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는 회계사', '중국에서 메모리칩 사업했던 사람', '연세대 재학 중인 학생' 등 신분이 수시로 바뀐다.

네이버가 3월 19일부터 댓글 이력을 전면 공개하면서 드러난 일면이다. 자기가 쓴 댓글을 남에게 숨길 수 있었던 이전과 달리 이제는 지금까지 써 온 댓글이 모두 드러나면서 신뢰도를 판단할 근거가 생긴 셈이다.

댓글 이력 공개의 부수적인 효과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악플(악성 댓글)이 급감했다.

5일 네이버 데이터랩의 댓글 통계에 따르면 댓글 이력을 공개한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보름 동안 규정 미준수로 삭제된 댓글은 1만5천236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그전 2주간 삭제된 4만6천166개의 3분의 1수준이다.

규정 미준수는 직설적인 욕설과 인격 모독 등 흔히 악플 하면 떠오르는 댓글에 해당한다.
(네이버 캡처-연합뉴스)
(네이버 캡처-연합뉴스)

전체 댓글 중 악플의 비율도 0.46%에서 0.20%로 절반 넘게 줄었다.

이용자가 스스로 삭제한 댓글도 72만8천881개(9.33%)로, 이전 2주(119만4천357개·12%)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댓글 이력 공개 이후 악성 댓글을 달려는 시도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 이력 공개 후 보름 동안 달린 댓글은 모두 781만1천630개로, 그전 2주(995만5천155개)보다 22%가량 줄었다.

날짜별로 보면 이력 공개 직후에는 전체 댓글 수가 다소 감소세를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며 이전 수준으로 수렴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다만, 끊임없이 설왕설래 되는 '댓글 알바'의 존재 여부는 이력 공개로도 판단이 쉽지 않다.

네이버는 기계적으로 달리는 댓글, 이른바 '매크로' 등은 인공지능(AI) 기술로 걸러낼 수 있지만, 이런 패턴이 아닐 때는 제재할 방법이나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 이용자들이 돈을 받고 하는 '알바'인지, 자발적인 건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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