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모의개회식을 지켜본 관람객들은 이불을 뒤집어쓴 채 출구를 빠져나왔다.
대관령 칼바람을 3시간 넘게 견딘 이들은 9일 개회식 당일 조금이라도 추위를 줄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모의개회식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 시각 올림픽플라자가 자리한 강원도 평창군 횡계읍의 기온은 영하 14도였고, 체감온도는 영하 22도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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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리허설을 관람한 시민들이 영하의 날씨로 리허설 중간에 퇴장해 주차장 등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18.2.3 (사진=연합뉴스) |
철저한 보안검색으로 개회식장 입장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돼 관람객들은 오랜 시간 야외에서 추위에 떨었다.
행사가 끝나기 전에 미리 빠져나온 50대 여성은 담요로 온몸을 두른 채 "너무너무 추워서 끝나기 전에 미리 나왔다. 발가락 동상이 걸릴 것 같아 더 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손자와 함께 왔다는 유정옥(60) 씨는 "너무 추워서 아이가 발에 감각이 없다고 한다. 개회식 내용은 잘 기억도 안 난다"고 말했다.
그동안 개회식 당일 올림픽플라자를 찾는 관람객들에 대한 방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특히 지붕이 없는 올림픽플라자는 처음 공개됐을 때 바람에 무방비상태였다.
이에 조직위는 바람이 드나드는 길목마다 방풍막을 설치했고, 난방 쉼터(18개소)와 관람객용 대형 히터(40개)를 설치했다.
덕분에 생각보다 견딜 만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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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리허설을 관람한 시민들이 영하의 날씨속에 주차장 등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18.2.3 (사진=연합뉴스) |
서울에서 왔다는 50대 부부는 "추위는 단단히 준비해서 견딜 만했다. 사람이 모여있어서 바람은 생각보다 덜했다. 중간중간 따뜻한 곳에서 쉴 곳도 만들어놨더라"고 했다.
대신 입장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려 불편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50대 남성은 "6시 반부터 대기했는데, 관중에 대한 배려가 더 있어야 한다. 소지품 검사를 한다고 1시간 넘게 밖에 서 있었다. 뜨거운 물을 보온병에 담아왔는데, 그걸 못 갖고 들어가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했다.
강릉에서 온 30대 여성은 "기다리는 게 가장 힘들었다. 오늘은 방한용품을 안 나눠줬다. 연세 있으신 분들은 추위 견디기가 힘드실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올림픽플라자 부근 도로는 몰려든 차들로 몸살을 앓았다.
일부 관람객은 도로변에 주차한 뒤 모의개회식을 관람했다.
특히 관람객 출입구 쪽 도로는 왕복 2차선이라 개회식 당일 교통 체증이 우려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