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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유명배우 '대통령 모욕' 입건…프로그램에도 중징계

터키의 원로 희극 배우 2명이 TV에서 정권 비판 발언으로 입건되고, 해당 프로그램이 방송 일시중지 처분을 받았다고 터키 언론이 보도했다.

27일(현지시간) 일간 쇠즈쥐 등 터키 언론에 따르면 라디오·TV최고위원회(RTUK)는 할크TV의 토크쇼 '할크 아레나스' 프로그램에 대해 '5회 결방' 처분을 내렸다.


(AFP통신)
(AFP통신)

RTUK는 할크 아레나스의 이달 21일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메틴 악프나르(77)와 뮈즈다트 게젠(75)의 발언이 "비판의 영역을 넘어섰고 (중략) 대중의 증오와 적대를 조장했다"고 징계 이유를 밝혔다.

악프나르는 이 방송에서 "우리가 민주주의 체제가 되지 못하면, (중략) 지도자는 아마도 목이 매달리거나, 지하실에서 독살되거나, 아니면 과거 다른 지도자들과 같은 운명에 처할지 모른다"면서 "민주주의가 터키를 분열로부터 구할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에 의지한 터키 지도자들은 대개 쿠데타로 쫓겨났다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친러 정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함께 출연한 게젠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게젠은 "대통령은 사람들에게 '네 위치를 알라'고 말하곤 하는데, 보시오, 에르도안. 당신은 우리 애국심을 시험할 수 없소. 당신 위치를 아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틀 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들을 "소위 예술가들"이라 부르고,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 다음 날 이스탄불 검찰은 악프나르와 게젠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둘을 대통령 모욕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두 배우는 그날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출국 금지를 당했다.

RTUK는 아울러 터키 폭스TV의 저녁 메인 뉴스에 대해서도 사흘 결방하라고 명령했다.

RTUK는 뉴스 진행자 파티흐 포르타칼이 이달 10일 방송에서 시위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포르타칼은 뉴스에서 시민들이 두려움에 평화적 시위조차 못 한다고 한탄하면서 "자, 가스비 인상에 항의합시다. 평화적으로 행진하면서요"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포르타칼을 향해 "네 한계를 알라"고 꾸짖었다.

RTUK는 두 방송사에 벌금도 부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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