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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특조위 또 내홍…부위원장 사퇴 "특조위 해산해야"

세월호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구성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이헌 부위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또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이 부위원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여당 추천위원 모두 활동하지 않게 돼 특조위 위상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Yonhap)
(Yonhap)

이 부위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조위에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수행하려 했지만 이제는 더 버틸 여력도, 명분도 없다"며 "15일 전원위에서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보수성향의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출신이다. 지난해 7월 새누리당 추천인 전임 조대환 부위원장이 특조위 운영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사퇴하자 다음 달 새누리당 추천으로 후임에 임명됐다.

그는 "위원장의 위법한 최종결재권 행사와 직원들에 대한 직접 지시 등으로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으로서의 권한을 침해당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절벽으로 변해버린 운동장' 앞에 무기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버텨야 할 명분도 없이 직무를 유지하는 것은 세금도둑이나 다름없고 직무유기의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사퇴 계획을 밝혔다.

그는 세월호특별법을 "여야가 정치적으로 타협해 만든 근본적으로 잘못된 법"이라고 규정하며 "특조위원 전원이 모두 사퇴하고 해산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이 부위원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특조위를 구성하는 17명의 위원 가운데 여당 추천 위원 5명 모두가 회의에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부산지검장 출신 석동현 위원과 한국교총 대변인 출신 황전원 위원은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해 말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위원 자격을 상실했다.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판사를 지낸 차기환 위원은 작년 11월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신청을 논의하기로 한 데 반발해 다른 여당 추천 위원들과 함께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위원회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겸직 중인 고영주 위원 역시 특조위 회의에 나오지 않고 있다.

특조위는 여야 추천 각 5명, 대법원장과 대한변호사협회장 지명 각 2명, 희생자가족대표회에서 선출한 3명 등 모두 17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특조위 관계자는 "여권에서 여당 추천 위원을 모두 사퇴시켜 특조위 활동을 무력화하려는 흐름이 있는 것 같다"며 "최근 들어 이 부위원장이 해수부 파견 공무원들과 갈등을 겪은 것도 영향을 미쳤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부위원장의 사퇴로 실제로 활동하는 여당 추천 위원이 아무도 없어져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예산 책정과 조사활동 등이 지체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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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