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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난민신청자, 강제송환 중 인천공항서 사망… 과잉대응 있었나?

지난 3월, 모로코인 난민신청자가 본국에 강제로 송환되던 중 인천공항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사망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코리아헤럴드가 단독으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 모로코 국적의 무하마드(가명·18)씨는 출입국관리사무소가 강제퇴거 집행을 위해 그를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의식을 잃고 병원에서 사망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사건 경위와 그의 사망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3월 23일 시신을 부검하고,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그의 시신은 4월에 유족의 요구에 따라 이미 본국으로 운구된 상태다. 

위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합니다. (연합)


인천지방검찰청 관계자는 "자세한 사망 원인을 알 수 없었다"며 "제압 당하던 중 사망한 건 확실하나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선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주한모로코 대사관 관계자는 “자세한 것은 모른다. 건강 문제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부검결과보고서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무하마드씨를 공항으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반항하는 그를 제압하려고 법무부 측이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지, 호송과정 중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난민인권센터 김성인 사무국장은 “사망진단서, 국내 보호소 수감 중 생활실태 등 관련 문서를 정보공개 청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사 중인 사항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뭔가 떳떳하지 못한 게 있으니 아직 수사를 종결하지 못하고, 사망원인조차 밝히지 않는 것 아니냐”며 “난민신청자 제압 과정에서 구타나 그 외 물리력 행사가 있었을 수도 있으니 어서 진상을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강제퇴거 명령을 받고 인천공항으로 송환됐던 외국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보호소에서 송환버스 타고 이동하는 중 인권유린이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그들은 출입국관리사무소가 강제송환자들을 끌어내 그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모포로 얼굴을 가리고, 송환버스 내 불을 끈 후, 그곳에서 무자비한 구타를 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무하마드씨와 같은 시기 함께 수감 생활을 하던 한 외국인은 코리아헤럴드에 “그는 억지로 끌려가던 중 죽음을 맞이했다. 모로코로 돌아가면 생명에 위협을 느낄 것이기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거세게 저항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구금소의 열악한 생활을 견디다 못해 무하마드는 건전지를 삼키기도 했다. 그곳은 ‘감옥’ 같다. 자살 시도는 종종 있는 일이다”라며 “한국 정부가 무하마드를 강제퇴거 하지 않았다면 그는 여전히 살아 있었을 것”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법무부는 무하마드씨가 보호소에서도 “이상행동 및 자해시도 등 정신질환 증세가 있었고 이미 3회 입원치료를 받았다”며 보호소의 처우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무하마드씨는 작년 관광비자로 입국해 불법 체류하던 중 특수절도 혐의로 체포돼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상태였다. 올해 1월 부친이 종교 교육을 강요하고 고문을 했다는 이유로 난민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7월부터 시행된 난민법에 따르면 난민신청 희망자들은 외국인보호소에서도 난민 신청을 할 수 있다. 외국인보호소는 국내 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들이 강제 출국을 당하기 전까지 수용되는 곳이다. 보호소 내 난민신청자들은 애초 다른 비자로 입국해 난민 신청제도를 잘 모른 채 지내다 체류기간을 넘겨 당국에 붙잡혀 와 보호소에서 난민 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름은 ‘보호소’지만 빛도, 공기도 잘 안 드는 쇠창살로 막힌 한 공간에 15명 이상이 함께 생활한다. 인터넷 사용도 금지 되고, 밖에 나가거나 이동할 권리, 운동할 권리조차 주어지지 않아 신체의 자유가 박탈되는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회실 역시 교도소처럼 투명 유리로 막혀 있고,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전화를 통해서만 면회할 수 있다. 코리아헤럴드가 만난 보호소에 갇혔던 4명의 외국인은 그곳이 “감옥”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보호소에서 난민을 신청한 경우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몇 년 이상 장기 수용되기도 하는데 거기에서 오는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막대하다고 난민 인권활동가들은 말한다.

법무부는 무하마드씨가 난민신청자임에도 그가 6회에 걸친 면접요청에 응하지 않고, 폭력과 폭언을 행사했기에 법규에 따라 난민신청자 지위를 박탈하고 강제송환 명령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현행 난민법 상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에 따라 난민신청자는 난민신청 결과를 알 때까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송환되지 않는다. 하지만, 난민신청자가 난민심사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는 경우, 즉 면접 등을 위한 출석요구에 3회 이상 연속 출석하지 않을 때 법무부는 난민인정 심사를 종료할 수 있다.

하지만, 난민인권센터의 김 사무국장은 이토록 난민신청자에 대한 강제퇴거가 쉽게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난민 신청자들은 딱히 거주지가 없이 유랑하기 때문에 전화나 우편으로 연락을 받을 수 있는 형편이 안 된다. 그런데 3번 연락이 안 됐다고 난민심사를 종료하고 그들을 강제 송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조항 자체를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규약상 난민으로 인정받을 사유가 있다면 그 어떤 난민 신청자도 절차적으로 보호받을 최소한의 권리가 있다”며 “개인의 과거의 이력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난민 심사를 받을 자격을 박탈하거나 그들의 생명을 경시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리아헤럴드 옥현주 기자 laeticia.ock@heraldcorp.com)


<관련 영문 기사>

Questions surround asylum seeker’s airport death

A Moroccan asylum seeker in Korea was belatedly confirmed to have died several months ago at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while being deported by immigration officers, with human rights activists claiming there may have been “excessive” use of force.


The 18-year-old Moroccan lost consciousness at the airport while being taken to the boarding gate on March 20, according to a report obtained by The Korea Herald. He was rushed to a nearby hospital, but died, the Justice Ministry confirmed.


The police conducted an autopsy on his body in March and sent the case to the Incheon District Prosecutors’ Office. His body was transported to his home country in April upon his family’s request.


In early November, the prosecutorial probe ended, but the cause and circumstances surrounding the death remain unknown.


“We couldn’t confirm the cause of his death, but we concluded that he died while being subdued by the immigration officers,” an official from the Incheon District Prosecutors’ Office told The Korea Herald. “But we cannot file charges as we don’t know the cause of his death.”


Refugee rights activists here raised the possibility that the immigration officers might have physically abused him while subduing him to take him to the airport for deportation from Hwaseong detention center, where he was staying.


“We had asked for related documents including his death certificate and reports on his life at the detention center, but the government kept saying it cannot disclose the information as a probe was underway,” Kim Seong-in, secretary-general of refugee rights group NANCEN, told The Korea Herald.


In Korea, citizens and civic groups have the right to information about public administration. It should be provided within two weeks.


“But I wonder why they have still not provided us with the information even after the probe concluded,” he said. “Does the Justice Ministry have something to hide?”


According to testimonies from foreigners who were forcibly deported from Korea, human rights abuses often take place especially during the deportation process. They claimed that the immigration officers handcuffed them, covered their faces with a cloth and turned off lights inside the bus to beat them up.


A Pakistani witness, who was detained at the same time as the late Moroccan, explained that he had strongly resisted the deportation order and was forcibly dragged to the airport. The Moroccan feared he would face persecution back home, the witness said, wishing to remain anonymous.


“If the Korean government did not force him to go back home, he would still be alive,” he told The Korea Herald.


Kim of NANCEN said the government should clarify what really caused Mahammad’s death so as to prevent recurrences.


The young Moroccan entered Korea on a tourist visa last year and stayed past its expiration. He was arrested for theft and transferred to Hwaseong detention center where he applied for refugee status in January due to religious reasons.


Since the enactment of the Refugee Act in 2013, asylum seekers can apply for refugee status at the detention centers and are deported if denied. The applicants wait in the detention center until the result comes out, which normally takes up to three years.


The former and current detainees The Korea Herald met all likened the detention center to “prison” due to what they called appalling conditions inside.


The Moroccan could not cope with the ill treatment and even swallowed two batteries attempting suicide while at the detention center, the Pakistani fellow detainee said.


According to a report by Korean Bar Association, some 16 detainees are locked in one room with iron bars and cannot freely get out, move around or use the Internet to connect to the outside world. They can only step outside the building twice a week for 20 minutes each.


The Justice Ministry, however, said the teenager’s death had nothing to do with how he was treated or the conditions at the detention facilities.


“He had mental health problems and attempted suicide a few times. He went to the hospital three times for such abnormal actions,” an official from the ministry explained.


The ministry said he had not responded to its request for interview six times, which gave it legal ground to deny asylum and order him to leave the country.


But the authorities did not respond to The Korea Herald’s request to confirm the conditions inside the detention center.


The Refugee Act stipulates that those seeking asylum in Korea cannot be deported during the application process. But the law also states that the Justice Ministry can end the refugee application process when asylum seekers do not present themselves for interviews for more than three times.


By Ock Hyun-ju (laeticia.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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