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가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만취 상태로 주차된 승용차에 올라타 도주했다가 20여 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차량 안에는 미취학 아동 2명이 타고 있었다.
31일 서울 은평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은평구 갈현동 주택가에 주차된 A(32·여)씨의 승용차를 왕모(22·대만)씨가 타고 달아났다.
A씨는 이날 6세 아들과 4세 딸을 태우고 어린이집에 가는 길에 지인의 자녀를 함께 태워 가려고 차량을 잠시 세운 뒤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차량이 없어진 사실을 안 A씨가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차량 안에 남은 A씨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토대로 왕씨를 추적했다.
순찰차 여러 대가 자신을 뒤쫓는다는 사실을 안 왕씨는 사건 발생 20여분 만인 오전 9시5분께 은평구 역촌동의 한 막다른 길에서 차를 버리고 달아나다 결국 검거됐다.
검거된 왕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147%였다. 그는 경찰에서 자신이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왕씨가 아이들을 납치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왕씨가 차량에 아이들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아이들을 안심시키려는 말까지 한 점으로 미뤄 납치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만한 상황"이라며 "범행 동기를 좀 더 조사해야 정확한 혐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