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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이미 메르스 '종식 선언'…일상 되찾아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 군(메르스)이 우리 사회에서 사실상 종식됐다. 보건당국의 종식 선언은 일러야 다음 달 초순에야 가능하지만, 시민 생활은 이미 메르스 발병 이전으로 되돌아갔다.

메르스 신규 환자는 이달 5일 이래 발생하지 않아 12일 현재 7일째 0명이다. 낙 타를 통해 감염된다는 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지 53일만이다.

이제 시민들은 메르스 공포를 완전히 잊은 듯 유원지와 백화점, 극장, 예식장, 음식점 등이 인파로 북적인다. 직장에서는 메르스가 더는 화제가 되지 못한다.

학교 수업이 완전히 정상화하고 군부대에 갇혔던 장병의 외박도 허용됐다. 지방 자치단체 차원의 각종 행사가 다시 열리고 패션쇼와 스포츠 경기도 재개됐다.

 ◇ 추가 환자 주춤·병원 재개원…당국은 '종식 선언' 시점 조율

국내에서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12일로 53일째를 맞았다. 꾸준히 늘던 환자 수는 일주일째 정체 상태를 보였다. 확연한 진정세로 돌아선 것이다.

12일 기준으로 총 환자 수는 186명이다. 사망자는 36명으로 치명률이 19.4%다.

125명이 완치돼 병원 문을 나섰고, 현재 25명이 치료받고 있다.

확진자가 거쳐 갔다는 이유로 폐쇄해야 했던 병원들도 속속 재개원했다.

메르스의 첫 진원지인 경기 평택성모병원은 이달 6일 다시 문을 열었다. 5월 29 일 휴원한 지 38일 만이다. 지난달 17일 메르스 집중관리병원에서 해제됐지만  감염 병에 대한 철저한 대응체계를 마련하느라 재개원이 좀 늦었다.

서울 강동성심병원과 경기 구리 카이저병원이 7일,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이 10 일 다시 문을 열었다. 시민의 발길은 조심스럽지만, 시간이 갈수록 방문객이 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4일과 29일에는 서울 365열린의원과 창원SK병원이 다시 진료를 시 작했다.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은 13일부터 정상진료에 들어간다.

메르스 관련 병원 대다수가 절치부심하며 속속 문을 열고 있지만 이겨내지 못해 결국 폐업한 병원도 나왔다.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중구 하나로의원은 병원명이  공 개된 지 20여일 만인 1일자로 폐업신고서를 제출했다.

정부가 지난달 7일 여론에 못 이겨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거나 거쳐간 병원 이름 을 공개한 뒤 첫 폐업 사례로 기록됐다.

메르스가 진정세를 보이자 보건당국은 메르스 종식 선언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지막 감염병 환자 발생 이후 감염병원균의 최대  잠복기 의 2배 이상이 지나면 사태 종식을 선언한다.

메르스는 최대 잠복기가 2주일인 만큼 마지막 환자가 이달 5일 나온 점을  고려 하면 다음 달 2일 종식을 선언할 수 있다. 추가 환자가 없어야 한다는 전제에서다.

기준일을 마지막 환자 발생 후 격리일로 할지, 이 환자의 퇴원일 등으로 할지 당 국이 고민하고 있다.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유사 증상자를 상대로 한 격리도 지자체별로 해제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20일 모든 격리를 해제할 방침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10일 "종식 선언을 하고 이벤트도 생각하고 있다"며 "그간 고생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 시민 움직임 활발해졌다…유원지·극장·음식점 다시 '북적'

다중이용시설에 사람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유원지와 극장에 나들이객이  붐 비고 음식점에는 직장인 회식으로 떠들썩하다.

9일 밤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에는 회식을 하러 온 직장인들로 활기가 넘쳤다 . 이 일대 어느 술집이나 식당도 손님으로 넘쳐났다.

치킨집에서 일하는 김현주(37·여)씨는 "이번 주 들어 직장인 회식이 부쩍 많아 졌다"며 "매출이 30%가량 줄었던 6월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떡볶이 노점상 A씨는 "이달 들어 확실히 손님이 늘어 매출이 평소의 80%로 회복 했다"며 "6월에는 손님이 없어 20일간 장사를 접었는데 이제 한숨 돌렸다"고 안도했 다.

회식 중이던 유모(33)씨는 "직장에서 더는 메르스가 화제거리가 아니다"라고 전 했다.

결혼식 하객도 늘었다. 예식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박모(68·여)씨는 "6월 엔 하객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 이제 다시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다중이용시설인 영화관도 활기를 되찾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7월 첫 휴일이었던 4∼5일 전국 영화관 관람객 수는 2 29만768명이었다. 한 달 전 휴일인 지난달 6∼7일 122만4천784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 메르스 악재를 완전히 털어낸 듯하다.

이런 현상은 전국에서 비슷하다. 20%대로 떨어졌던 전북 순환관광버스 좌석점유 율이 지난달 말부터 70%선까지 치솟더니 지금은 80%를 오르내린다.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6월 하순을 기점으로 평소 수준까지 회복했다.

전주 A호텔은 메르스 사태 직후 주말 예약률이 50%대로 뚝 떨어졌지만, 이번 달 첫 주 주말엔 80%대까지 치솟았다.

용인 에버랜드도 인파가 넘실댄다. 지난달 첫 주말 2만9천명까지 입장객 수가 떨어졌다가 이달 첫 주말엔 6만8천명으로 뛰었다. 평소 주말의 80% 수준이다.

같은 기간 용인 한국민속촌은 3천명에서 평소의 75% 수준인 1만2천명으로  늘었 다. 민속촌은 접촉이 불가피했던 입장객과 조선시대 캐릭터가 함께 사진을 찍는  이 벤트도 중단 한 달여 만인 6일 재개했다.

지난달 문을 연 해운대해수욕장에도 이달 5일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전국 국립공원 탐방객 수도 회복세를 보였다. 메르스가 한창이던 6월 국립공원 탐방객은 300만7천여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0만명이 줄었다. 하지만  7 월 들어서는 작년보다 5.3% 주는 데 그쳐 감소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됐다.

당연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도 늘었다. 6월 첫 휴일인 6일과 7일 399만대, 338만대로 뚝 떨어졌다가 이달 첫 휴일인 4일과 5일에 433만대, 361만대로 많아졌다 . 평소 토요일과 일요일 평균치인 450만대와 370만대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대중교통 이용객도 밑바닥을 쳤다. 서울시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1천264만9천명 이었던 서울시내 버스와 지하철 이용객은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미미한 수 준이긴 해도 지난달 말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 공공기관 완전 정상화…학교·지자체 행사·장병 외박 재개

전국적으로 2천903곳까지 늘었던 학교와 유치원의 '메르스 휴업'이 이달  6일부 로 '0'이 되면서 학교 수업이 완전히 정상화됐다.

지자체들도 메르스로 취소했던 행사를 재개했다.

서울시설공단은 11일 동대문패션타운 인근 청계천 수상무대에서 '청계천 핫 앤 쿨' 패션쇼를 열었다. 매달 열리지만 메르스 우려 탓에 지난달 취소됐던 행사다.

군 외박도 전면 재개됐다. 이달 7일자로 군 내에 메르스  확진환자·의심환자· 밀접접촉자·예방관찰자가 한 명도 없는 상태가 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부대 출입자를 상대로 한 발열검사와 손 소독제 사용은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예비군 훈련을 연기한 인원만 1만2천481명에  달했 지만, 지금은 하루 평균 2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군은 민간병원에 파견한 의료 인력도 모두 복귀시켰다.

메르스 우려로 연기된 스포츠 행사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 차례 연기됐던 전국 남녀역도선수권대회가 7일 경남 고성역도전용경기장에서 개막했다. 이 대회는 지난달 12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공포 때문에  미뤄졌었 다.

경찰 음주 단속도 10일부로 정상화됐다.

메르스 사태가 거의 마무리단계라고 인식해 음주운전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판 단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음주 여부를 가리는 감지기 사용은 거부감이 있을 수 있어 당분간 사용하지 않고, 운전자 얼굴이나 대화 상태를 관찰해 곧바로 음주수치 측정기를 사용하는 방식을 쓰기로 했다. (연합)

<관련 영문 기사>

S. Korea back to business as usual after MERS outbreak

Kim Etty does not wear a surgical mask or bring disposable plastic gloves and hand sanitizer anymore when she goes to work as she feels it's safe now to go around without them.

Those items were a must for the 29-year-old jewelry designer just weeks ago when an outbreak of a potentially deadly respiratory virus sparked widespread public panic across South Korea.

"In addition to a surgical mask, I used to wear a disposable sanitary plastic glove as I needed to push a button in an elevator," Kim said in a calm voice.

She also said she even cleaned her hands with hand sanitizer after throwing away the glove.

"Now, I feel safe without wearing a surgical mask," Kim said.

Kim's case illustrates how South Koreans are getting back to business as usual by putting the health scare over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behind them.

People have begun to flock to public places again, ranging from movie theaters to amusement parks, a sharp contrast to just a few weeks ago when they stayed at home out of concern they could contract the virus.

Medical experts said the virus can be transmitted through close contact with infected patients.

"I became desensitized to the MERS outbreak as time passed by,"

Kim Hee-yeon, a 39-year-old violinist, said as she was getting ready to see a movie with her daughter, a primary school student, in a theater in Myeongdong, the bustling shopping district in central Seoul.

The number of moviegoers came to more than 2.29 million in the first weekend of July, up from 1.22 million in the same period last month, according to data released by the Korean Film Council.

More than 2,900 schools were closed on June 12 when the public panic reached its peak, but things have been back to normal at those schools since July 6, according to the Education Ministry.

Everland, a popular theme park run by South Korea's No. 1 conglomerate Samsung Group, said the number of visitors stood at

68,000 in the first week of July, up 130 percent from the same period last month.

The Korea Baseball Organization also said 9,848 people on average came to a ballpark as of July 5, up from 8,249 people in June.

South Korea reported no additional MERS cases for a seventh consecutive day Sunday, a possible sign that the outbreak may be over.

Chung Eun-kyung, an official at the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said discussions are under way among South Korean and foreign experts on when they can declare the end of the MERS outbreak.

Some hospitals, however, remain cautious about the virus.

Severance Hospital, a general hospital in western Seoul where no MERS patients have been treated, said it is still monitoring whether visitors have a fever through thermal sensors at the entrance of the hospital.

"We have no plan yet to pull out thermal sensors," said Park Jin-seop, a spokesman of Severance Hospital.

The virus has killed 36 people since May 20 when South Korea reported its first case, sparking a widespread health scare across the country.

"I was scared after seeing news reports that a person tested positive for the virus dropped by a building I frequently visited for a breakfast," Uhm Dong-hyun, a 23-year-old public worker said.

But now, he said he doesn't wear a surgical mask anymore, a phenomenon shared by many people on the street.

No one was seen wearing a surgical mask at a crowded bus terminal or subway in southern Seoul recently, a sign that the public scare over the virus is over.

A pharmacist at the bus terminal, who identified himself only by his family name Ryu, said that he sold more than 500 surgical masks a day just a few weeks ago, but now he said sales have dropped to about 10 a day.

"I was worried about MERS before coming to Korea, but I was relieved to see Koreans here just normally living their lives, even without wearing masks," Dang Quynh Nhu, a 26-year-old Vietnamese flight attendant, said as she was shopping in Myeongdong.

Myeongdong has long been one of the favorite places for foreign tourists, especially Chinese and Japanese.

Still, few Chinese and Japanese were seen in Myeongdong, underscoring lingering concerns abroad about the virus.

Kim Seung-tae, who runs a small eatery for dumplings in Myeongdong, complained that the number of customers has dropped since mid-June.

About 132,000 foreign tourists, mostly Chinese, canceled trips to South Korea due to the MERS outbreak in June, a move that officials said could hurt tourism, retail and other sectors.

Data of foreign tourists in June won't be available until mid July.

Chinese officials have said they could explore ways to expand visits to South Korea by Chinese if Seoul declares the end of the MERS outbreak, Lee Boo-jin, CEO of Hotel Shilla, said earlier this month after a meeting with Chinese officials in Beijing.

"I came to South Korea after hearing news that there is nothing to worry about the MERS virus," an ethnic Korean from China said as he waited for his friend at Seoul Station, South Korea's largest rail hub. He identified himself only by his family name Kim. (Yonh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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