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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서 18억 탕진…40대 타짜 '쓸쓸한 최후'

주식투자로 큰 수입을 올렸던 40대가 카지노 도박으로 18억원을 탕진하고 생활고와 지병에 시달린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강원 태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8시 34분께 태백시 황지동의 한 아파트 인근 야산에서 A(41)씨가 끈으로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A씨는 2010년 9월 '강원랜드 카지노의 내국인 출입을 제한하지 않으면 대통령을 암살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편지를 쓴 주인공이기도 하다.

당시 살인예비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재판 과정에서 '100인 이상의 추천을 받지 못해 대통령 살해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대통령 암살 계획이 무산됐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점 등으로 1심과 항소심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카지노 도박에서 비롯된 A씨의 비극은 15년 전인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육군 대위로 전역한 그해 주식 투자를 통해 큰돈을 만졌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발을 들여 놓은 강원랜드 카지노는 A씨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갔다.

그는 2003년 3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카지노 게임장을 출입하면서 전 재산인 18억원을 탕진했다.

이때부터 강원랜드 카지노의 내국인 출입 제한을 주장한 A씨는 잦은 돌발 행동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2010년 1월 말께는 서울 국회의사당 앞 계단에서 흉기로 자신의 손목을 내리쳐 자해를 시도했고, 같은 해 3월 초께는 국회의사당 정문 주변에서 1인 단식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내국인 카지노의 폐해를 극단적인 방법으로 알렸던 A씨도 결국은 스스로 도박을 끊어 내지 못했다.

2010년 9월 또 다른 협박 편지 사건 등으로 구속됐다가 출소한 이후 도박을 끝내겠다며 새로운 사업으로 로또 1등 번호 선정 시스템을 개발해 회원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외국 원정 도박에 나서는 등 다시 도박에 빠졌다.

수차례 원정 도박에 실패한 A씨는 지난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일당 3만3천원 짜리 불법광고물정비 공공근로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일자리가 끊기고 지병이 악화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생전에 "서울에서 주식투자로 성공해 집(태백)으로 돌아오는 길에 운전대 방향을 강원랜드로 돌리지만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의 말을 지인들에게 하곤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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