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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50년 영문기자' 신호철 "나라 알리려면 외국어뉴스 강화해야"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려면 이 나라에 대한 정보와 뉴스를 세계에 알려야 합니다.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바로 외국어 뉴스인데 지원이 열악해 안타깝습니다."

50년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오는 30일 퇴임하는 신호철(75) 연합뉴스 외국어 뉴스 자문위원은 16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외국에 한국을 알리는 데에는 국문뉴스보다 영문뉴스가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조금만 신경 써도 효과가 확 날 것"이라고 영문뉴스에 대한 국가적 관심을 요구했다.

신 자문위원은 1965년 UPI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2003년 AP에서 은퇴했다. 이 후 연합뉴스에 입사해 영문 기자 재교육과 영문 기사 리뷰 등을 담당했다.

신 자문위원은 "연합뉴스를 시작으로 온라인을 비롯한 많은 영자 매체가 생겼다 "면서 "각 매체들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여러 여건이 뒷받침 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2000년 영문뉴스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3년에는 미국 국무부와 계약을 맺는 등 한국의 시각으로 담은 한국 뉴스를 세계에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신 자문위원은 "일본의 교도통신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미국 주류사회에 뉴스를 공급하며 자국의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소개한 뒤 "처음 연합뉴스에 왔을 때만 해도 외국어 뉴스 분야는 규모도 작고 영향력도 미미했다"면서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과정에 기여하고 후배 기자들이 커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라고 말했다.

1980년대 AP통신 기자로 한국사회의 격동기를 보낸 자문위원은 "당시 한국은 언론 통제도 심했고 사회적으로도 위축돼 정부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창구가 없었는데 외신에 몸담고 있어 비교적 그런 상황에서 자유롭던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한창 현장에서 뛰던 시절 한국은 뉴스 가치가 별로 없는 나라였어요. 본사에서도 '사람 10명 이상 죽지 않으면 기사 쓰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올 정도였죠. 매일 쓰는 기사라고는 한국의 군사정권, 민주화 운동, 남북 충돌 이런 것들이었는데 정부에서는 제가 눈엣가시였을 겁니다."

그의 영문명인 '폴 신'(Paul Shin)은 그렇게 점차 세상에 알려졌다.

신 자문위원은 "영문 기자 1세대는 이미 90세를 넘겼고 세상을 떠난 선배들도 많다"며 "요즘은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도 많지만 영문 기사의 특색을 이해하지 못하면 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좋은 영문 기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신 자문위원은 이달 말 연합뉴스에서 퇴임한 뒤 영문 기자가 되려는 후배들을 위해 '영문 기사 작성법'(가제)을 쓸 계획이다.

반세기 동안 언론인으로 살아온 경험을 집약하고 국문 기자와는 다른 영문 기자 만의 뉴스 접근법도 담을 계획이다.

"현장에서 뛰었던 AP에서의 생활이 인생 제1막이었다면 한국언론의 영문 뉴스가 성장하는 데 일조한 연합뉴스에서의 생활은 2막이었습니다. 이제 내 인생의 마지막 챕터로 넘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지난 50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영문 뉴스의 가치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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