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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옥탑방=rooftop office?'…뜻 전달 안되는 번역어들

'옥탑방'이 영어로 'rooftop(옥상) office(사무실)'? '갓'은 'hats'(모자)?

언뜻 보면 그럴싸해 보이지만, 해당 용어가 가진 뜻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거나 외국인에게는 왜곡되게 전달될 수 있는 번역이다.

3일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연구팀(연구책임자 김혜림)은 국어원의 연구용역을 받아 작성한 '문화용어 번역 실태조사 및 번역 방안 연구' 논문에서 9개 공공기관과 민간시설의 문화용어 상당수가 오역이거나 표기법이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원래 용어가 가진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거나 똑같은 용어를 여러 개로 번역해 외국인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문화용어란 한국인의 삶 혹은 삶의 양식과 관련된 개념어를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국가기록원, 국립민속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청, 해외문화 홍보원, 한국관광공사,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민속촌, 에버랜드 등 공신력 있는 공공기관이나 민간시설 홈페이지에서 설명한 용어를 대상으로 해 더 의미가 있다.

영어번역의 경우 778개 용어 중 67개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문제 유형으로는 정보 불충분이 25개로 가장 많았고, 오역 24개, 표기오류 13개, (여러 번역) 혼재 5개 가 뒤를 이었다.

예컨대 '화문석'은 'flower mats'로 번역했는데 여기서 'mat'는 양탄자나 러그에 가까워 화문석의 소재인 왕골 돗자리를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두 사람이 일정한 거리에서 화살을 병 속으로 던져 더 많이 넣는 사람이 이기는 전통놀이 '투호'는 'the game of fire trench'로 오역했다. 'fire trench'는 전투에 쓰이는 참호를 의미하는 '전투호'인데 이를 잘못 가져다 쓴 것이다.

'거북선'은 'turtle-shaped ships', 'Geobukseon', 'Turtle Ship'처럼 기관마다 번역에 조금씩 차이가 나 외국인들이 다른 용어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갈비찜'은 'Galbijim'(표기법상 'Galbijjim'이 맞음), 조선 후기 도르래를 이용해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기구인 '녹로'는 'Noklo'('Nongno'가 맞음)로 잘못 표기됐다.

중국어나 일본어 번역은 하나의 용어를 기관마다 다르게 쓰는 게 주된 문제로 지적됐다.

'강강수월래'의 번역은 빛날 광(光)을 쓴 '光光水越來'(광광수월래)와 강 강(江)을 쓴 '江江水越來', '온돌'은 뜻에 집중한 '地暖(房)'(지난(방))과 음을 딴 '溫突'(온돌) 등으로 제각각이었다.

연구팀은 "영•중•일 의역 표준 과정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문화용어 표준 번역을 확정함으로써 문화용어 번역의 표준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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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