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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퇴해”유족 외침에…“적폐 해소” 천명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경기 안산의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건 격앙된 민심을 하루빨리 달래고, 이번 사고로 만천하에 드러난 공직사회 등 사회 전반의 병폐를 바로잡기 위한 액션 플랜을 마련하고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사고 발생 14일째로 접어들었지만 국정 책임자인 대통령의 사과가 없다는 여론의 비난도 감안한 행보로 읽힌다. 이날 현장에 있던 유가족 일부는 박 대통령에게 욕설과 고함을 질렀지만, 대통령은 “아이들을 지켜주겠다. 끝까지”,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유가족에게 사과는 없었다.



▶朴의 조용한 조문=박근혜 대통령이 조문한 이날은 기존 안산올림픽기념관체육관에 마련ㆍ운영됐던 임시분향소가 28일 24시부로 폐쇄되고 화랑유원지에 ‘정부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첫 날이다. 일반인의 조문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받기로 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홀로 조문’을 했다. 청와대에선 김기춘 비서실장, 박준우 정무수석,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민경욱 대변인이 동행했다. 청와대측이 조용한 조문을 원한 걸로 전해졌으며, 경호상의 문제도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위ㆍ아래 검은색 투피스 정장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이 분향소에 머문 시간은 총 24분. 오전 8시 45분께 분향소에 도착한 그는 탁자에 마련된 노란리본이 묶인 하얀 국화를 들고 앞 제단으로 이동, 느린 걸음으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이동하면서 영정 사진과 위패 하나하나를 응시했다.

박 대통령은 헌화ㆍ분향을 하고 한 차례 인사 뒤 묵념을 했으며, 일부 유가족은 “수습 다 하고 사퇴해”라고 외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조문을 끝낸 뒤 방명록에 “갑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유가족들이 장례절차 등에 관한 요구 사항을 듣고 그 자리에서 정무수석을 상주토록 했고, 유가족들에겐 “아이들을 지켜주겠다. 끝까지”라고 말했다. 그는 분향소 입구에 모여 있는 유가족들과 약 13분간 대화했으며, 오전 9시9분께 분향소를 떠났다.

▶“적폐 해소”첫 약속=박 대통령은 분향소에서 “적폐를 해소하겠다”고 유가족에게 밝혔다. 이번 참사 이후 각종 회의에서 “자리에 연연하며 눈치보는 공무원 퇴출” 등을 약속한 그였지만, 직접적으로 적폐 해소를 천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직사회의 해묵은 폐단에 메스를 대지 않고서는 대한민국호(號)가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걸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적폐 해소 구상’은 일단 이날 열린 19회 국무회의를 시발점으로 조금씩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참사의 발생ㆍ대처ㆍ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난맥상을 대수술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개조 수준을 마스터플랜을 마련한다는 게 청와대의 복안이다. 여기엔 고위공무원들의 전관예우, 산하 기관과의 유착 등을 혁파하는 내용이 총망라될 전망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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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