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7개 항공사 객실 승무원 1만여명 가운데 고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 소지자는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이 1995년 '열린 채용'을 도입하면서 학력과 성별 등의 차별을 없앤 이 후 고졸 채용을 늘리는 기업이 많지만 항공사들은 이런 흐름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 적이 나온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7개 항공사 승 무원은 7월말 기준 1만108명(외국인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4년제 대학 졸업자가 7천877명으로 77.9%를 차지했으며 2년제 대학 졸업자는 2천34명(20.1%)였다.
이밖에 대학원 졸업 이상은 197명(1.9%)으로 이들의 상당수는 입사 후 대학원에 진학한 경우다.
승무원 수가 가장 많은 대한항공은 5천579명 중 대학원 이상이 124명이며 4년제 와 2년제 대학 졸업자는 각각 3천954명과 1천501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천487명 가운데 대학원 이상 52명, 4년제 3천39명, 2년제 396명이었다.
일부 항공사는 4년제 이상만 승무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215명 가운데 대학원 이상 11명, 4년제 204명이었으며 2년제 이하는 전무했다.
이스타항공 역시 128명 가운데 대학원 이상과 4년제가 각각 5명과 123명으로 2년제 이하 졸업자는 없었다.
각 항공사의 최근 채용 공고를 확인한 결과 7개 항공사 모두 '전문학사 이상' 또는 '2년제 이상'으로 명시하고 있었다.
정부 부처나 한국은행 등에서도 고졸 출신이 종종 고위직에 올라 화제가 되지만 고졸 출신의 승무원 지망생은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대한항공이 최근 학력제한을 없애고 승무원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고 자회 사진에어도 다음 채용 때부터 학력요건을 철폐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다른 항공사는 아직 학력요건을 완화하거나 없앨 계획이 없다.
이노근 의원은 "학력차별을 줄이려고 고졸 채용을 늘리는 추세를 항공사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승무원 자격요건으로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다 2000년대에 2년제 이상으로 낮춘 바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고졸 이상을 자격으로 제시하는 등 외국 항공사는 국내 항공 사보다 학력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