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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썸 타다' 표현 3년 만에 67배로 늘어

수시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잠들기 전 통화가 자연스럽다, 서로 일정을 꿰고 있다…. 우리는 '썸'일까?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너'라는 가사가 유행하고, 이 여자 혹은 남 자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인지 상담해주는 TV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영어 'something'의 줄임말로 연애가 시작하기 전에 느끼는 미묘한 감정을 뜻하 는 썸.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그야말로 썸으로 넘쳐났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는 트위터 63만9천440건과 블로그 11만4천79건을 분석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지난해 SNS에서 '썸 타다'라는 표현은 11만 8천961번 쓰였다. 2011년만 해도  1 천768번에 불과했으나 3년 만에 67배로 증가했다.
   
썸이라는 단어는 2009년부터 SNS에 아주 드물게 등장하곤 했다. 본격적으로  쓰 기 시작한 시점은 2013년. 당시 SNS 언급량은 3만6천64건으로 집계됐다.
   
썸을 탈 때 꼭 필요한 게 있다. 바로 카카오톡이다. 2011년부터 카카오톡은  썸 과 가장 관련이 높은 키워드였다.
   
전화나 문자 아니면 소통할 수 없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 면 카카오톡으로 상대방과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게 됐다.
   
'썸 타다'와 '카카오톡'이 함께 SNS에 등장한 횟수는 2011년 30회에서 2012년 2 39회, 2013년 606회, 2014년 1천257회로 점차 늘어났다.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는 "카카오톡이 새로운 감정전달매체 역할을 하면서  과 거에는 없던 감정소모와 여러 잔기술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밀당(밀고 당기기의 준말)'이 있다. 밀당이 썸과 함께 언급 된 횟수는 2011년 10회, 2012년 111회, 2013년154회, 2014년 777회로 많아졌다.
   
"어제 선톡 했다가 읽씹 당했잖아."
   
'선톡(먼저 카카오톡 보내기)', '읽씹(읽고 씹기•답장 안하기)'도 썸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지난해 두 단어의 언급량은 210%, 380%씩 증가했다.
   
썸과 거리가 먼 단어도 있다. 바로 '이별'. "썸 타다 헤어졌다"는 표현은  어딘 가 어색하다. 썸을 탄다는 것은 사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별도 없는 것이다.
   
실제로 SNS에서 연애를 주제로 이야기할 때 '이별'이 언급된 횟수는 작년 기준 3만9천104회에 달한다. 하지만 '썸'과 '이별'이 함께 등장한 적은 508회뿐이다.
   
요즘에는 연인관계에서만 '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말  한마디 에 판도가 바뀌는 아슬아슬한 정치판을 묘사할 때도 단골로 쓰인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썸 타는 소비자라는 뜻의 신조어 '썸슈머(SOME•sumer)'라 는 표현도 등장했다.
   
썸슈머는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없는 상황이어도 유행에 민감해 가격 대비 성능 뛰어난 제품을 찾으려고 여기저기 둘러보는 소비자를 가리킨다.
   
마음껏 돈을 쓰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모습이 연애를 하고 싶은데 조심스러워 하는 '썸'을 닮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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