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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장관 회담…군위안부·세계유산 절충점 모색

한국과 일본은 21일 도쿄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군위안부 문제와 일본 산업혁명 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추진 등과 관련한 절충점 찾기를 시도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도쿄의 외무성 이이쿠라(飯倉) 공관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만나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 일본이 요구하는 '사안의 최종 종결 보장' 등의 현안을 논의했다.

두 장관은 수십명의 한일 취재진 앞에서 미소 띤 얼굴로 악수를 하고 짧은 인사말을 주고 받은 뒤 통상 다른 회담 때 언론에 공개하는 '모두 발언' 없이 곧바로 논의에 들어갔다.

양측은 일본 산업혁명 시설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 추진과 관련,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알리라는 한국 측 요구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조선인 강제징용이 이뤄진 시설에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강제징용 사실을 알리는 '타협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계기에 서울에서 만난 이후 3개월여만에 재회한 두 장관은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더불어 윤 장관은 아베 총리가 8월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에 대해서도 올바른 역사인식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두 장관은 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사이의 첫 정상회담개최 방안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입장을 주고 받았다.

두 장관은 회담 후 자리를 만찬장으로 옮겨 협의를 이어갔다. 회담에는 유흥수 주일대사와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이상 한국 측),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외무심의관(차관보급),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양국 외교 당국자들이 배석했다.

회담이 열린 이이쿠라 공관 바깥에서는 일본 우익 인사 약 10명이 확성기를 사용해 혐한 구호를 외치는 등 소란을 피웠다.

한국 외교장관의 방일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5월 당시 김성환 장관이 한중일 정상회담 수행차 방문한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이번으로 6번째이지만 다른 다자회의를 계기로 하지 않는 순수 양자 외교장관 회담은 양국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윤 장관은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4월 일본 방문 예정이었지만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외무상이 그 직전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함에 따라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구체적 합의 도출 여부를 떠나 개최 자체가 양국 관계 정상화에 의미있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장관은 2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예방하고, 당일 오후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로 열리는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한다. 같은 날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와도 면담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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