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최전방 지역에서 이동식 대북 확성기를 추가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한군도 이동식 확성기를 가동하며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강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10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최전방 지역에 이동식 확성기를 추가 투입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 시간도 늘렸다"고 밝혔다.
군은 최전방 11곳에 설치한 고정식 확성기를 계속 운영하는 한편, 차량에 탑재된 이동식 확성기 대수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식 확성기는 고정식 확성기보다 출력이 뛰어날뿐 아니라 북한군이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기습적으로 방송을 할 수 있다.
하루 6시간이던 대북 확성기 방송 시간도 확대했다. 군은 대북 확성기를 간헐적이고 불규칙적인 방식으로 가동 중이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강화하자 북한군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군은 우리 군의 이동식 확성기 방송에 대응해 차량형 이동식 확성기를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군의 이동식 확성기 음향을 교란하는 데는 고정식 확성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최전방 지역에서 남북간 심리전 수위가 한층 높아짐에 따라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빌미로 국지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북한이 지난달 말 미국 AP통신에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들리는 DMZ 지역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빌미로 대남 도발에 나서기 위한 명분쌓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에서 궁지에 몰린 북한이 국면 전환을 위해 대남 국지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북한군은 지난달 중순 대남 전단을 살포한 이후 거의 매일 대남 전단을 뿌리며 심리전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7일에는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가 있는 곳까지 대남 전단이 날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의 대남 전단은 기존 대남 비방 구호를 천편일률적으로 되풀이한 것으로, 심리전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곳곳에서 대남 전단이 뭉치 형태로 떨어져 차량과 물탱크 등이 파손되는 등 주민 피해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대남 전단 뭉치에서는 담배꽁초까지 발견돼 주민들에게 불쾌감을 줬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대남 전단 살포를 포함한 모든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췄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