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의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북한 핵·미사일 도발 및 안보리 대북제재 이후 한반도 정세 협의차 28일 한국을 찾았다.
우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한중) 간에 서로 존중하는 기초 위에서 모든 문제에 대해 다 토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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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
그는 "중한(한중)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우리 사이에 어떠한 문제에 대해서도 토론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대표는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하고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핵·북한 문제와 한반도 정세 전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우 대표와 황 본부장은 면담 이후 만찬도 함께 하며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회동에서 양측은 임박한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 채택 이후 북핵 문제의 대응 전략과 방향을 놓고 치열한 '탐색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결의 이후 북핵 문제는 안보리 제재 이행, 한미일의 독자적 추가제재,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중국의 비핵화·평화협정 논의 병행론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얽혀 주변국들의 복잡한 수 싸움이 전개될 전망이다.
우 대표가 이날 '상호 존중 위에서 모든 문제를 토론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드 배치 문제 등에 대한 고려를 에둘러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한중이 의견을 달리하는 대화 재개 방안 등을 폭넓게 제기할 방침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과 독자 제재 등 지속적인 압박으로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의 병행을 적극 주장하며 대화 복귀에 강조점을 찍어 왔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 안보리 결의 협상에서 북한행·발 화물 전수검색과 북한산 광물 수입 금지·제한 등 전례 없이 강력한 제재에 동의하기도 했다.
이런 중국의 변화가 북한에 대한 전략적 태도 변화까지 이어져, 안보리 결의로 쥐게 된 초대형 '채찍'을 실제 휘두를 수 있을지가 향후 상황 전개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우 대표가 2011년 이후 5년여 만에 한국행에 나선 것도 현 북핵 관련 정세가 중요한 지점에 와 있다는 중국 측의 상황 인식을 반영한다는 관측이다.
중국 측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보이익에 위협이 되며 한반도 정세에 긴장을 격화시킨다는 입장도 거듭 밝힐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중국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북한·북핵 문제 전반에 대해 한중 간에 심화하는 전략적 소통의 모멘텀을 잃지 않고 강화해 나가는 데 (협의) 초점이 있다"고 말했다.
황준국 본부장은 이날 면담 이후 기자들을 만나 협의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우 대표는 29일 오후 외교부 청사를 다시 찾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예방할 예정이며, 방한 기간 청와대 예방, 통일부 방문 등의 일정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 대표는 다음 달 3일 중국으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