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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간호학과 48학번 박희정, 후배들 위해 2억(누적 5억) 기부

박희정 여사(간호학과 48학번, 85세)가 “후배들의 꿈을 위해 써 달라”며 간호대학 장학기금으로 2억 원을 기부했다. 

박희정 여사는 2002년 간호대학 건립기금 기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5억 원이 넘는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박희정 여사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간호대학 박희정 장학기금’은 2014년 1학기부터 매 학기 한명씩 장학금 300만 원을 후원하고 있다. 

박희정 여사는 2014년 포브스 아시아 기부 영웅으로 선정될 정도로 활발한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1년 작고한 부군 故류근철 박사가 교수로 재직했던 카이스트에 2008년 578억 원을 기부한 후, 박희정 여사 또한 자신의 모교인 고려대 후학 양성을 위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박희정 여사는 2009년 11월 큰 교통사고 후 척추, 허리, 내장기관 등을 크게 다쳐 오랜 기간 와병을 했다. 그 당시 삶이 얼마나 유한한지 다시 한 번 절감했던 그는 거동이 가능해진 후부터 매년 자신의 생일이 있는 11월마다 고려대를 찾아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박 여사는 “후배들이 청춘의 꿈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 느꼈으면 좋겠다. 요즘 세대는 상상도 못한 힘든 시절을 살아왔지만 꿈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며 후배들이자 현재 재학생들의 ‘꿈’을 응원했다.

경기여고 38회 졸업생으로 어려서부터 유난히 명석했던 그는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으며 당시로는 낯선 학문인 간호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당시 보건사회부에서 시행하는 국가 장학생 선발시험에서 1등으로 선발되어 뉴질랜드와 영국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던 박희정 여사는 국내에서 ‘수재’라 불리는 학생들이 모여 9과목 5차에 걸친 시험에서 평균 92점으로 1등(2등 82점과는 큰 차이)을 차지했다. 당시에는 1등에게만 국선 장학생의 기회가 주어졌다.

유학생활에서 가장 먼저 부딪힌 것은 언어의 장벽이었지만 죽기살기로 공부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를 더 힘들게 했던 건 조국의 슬픈현실(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그는 영국서 유학시절 템즈강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한가로운 템즈 강가에서 여유로운 삶을 만끽하는 영국인들과는 대조적으로 굶주리고 절망적인 내 조국, 우리나라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눌 수 없는 슬픔에 빠졌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이수한 간호교육지도자 교수과정은 동양인에게는 잘 허용되지 않던 것이어서 더욱 열심히 했다고 했다. 그는 생각만해도 가슴이 뻐근한 내 조국과 내 모교가 열심히 살았던 원동력이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영국 유학에 이어 미국서 공부를 마친 박희정 여사는 귀국 후 국립중앙의료원 보건부장, 고려대학병원 간호부장, 서울여자간호대학 교수, 고려대 의대 외래교수 등 후진양성에 열정을 쏟았고 사회봉사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해 왔다.

3월 28일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기부식에는 염재호 고려대 총장, 한금선 고려대 간호대학장, 유병현 대외협력처장 겸 기금기획본부장, 신지영 학생처장 등이 참석하여 박희정 여사의 기부에 감사를 표했다. 이재필 고려대 간호대학 교우회장 역시 간호대학 교우회를 창립한 박희정 여사에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기부식에서 박희정 여사는 후배들에게 “상처받은 환자를 돌보는 간호학의 기본은 ‘인간’이기 때문에,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사람이 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며 후배들이 인간미를 갖추기를 당부했다. 

염재호 총장은 “간호대학 박희정 장학기금을 통해 고려대학교 간호대학이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박 여사의 기부에 화답했다. 

2016학년도 1학기 박희정 장학기금으로 장학수혜를 받은 김혜민(간호학과 14학번) 학생은 “대선배님께서 주신 장학금이라 더욱 특별하다. 박희정 선배님처럼 전문지식과 따뜻한 마음을 갖춘 간호사가 되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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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