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군사당국자들이 최근 미국 주관의 북한 미사일 대응 '워게임'에서 한편이 돼 상호 정보교환과 위협평가 연습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미국이 한국과 일본이 한편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주선한 것으로 알려져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의 조속한 체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월 1∼5일 미국 전략사령부의 통합미사일사령부 주관으로 열린 '님블 타이탄(Nimble Titan) 16' 워게임에서 북한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가정해 같은 편을 이뤄 정보를 공유하고 위협을 평가하는 동시에 공격작전도 긴밀히 협의했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3일 전했다.
님블 타이탄은 가상 적국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가정하고 토의식 연습과 워게임을 하는 다국적 탄도미사일 방어연습으로, 우리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에 참고하고자 2011년부터 실무자 위주로 참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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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20여 개국이 참가한 이번 님블 타이탄 워게임은 정보공유(Information Sharing), 공격작전(Offense Operation), 선제적 자위권(Anticipatory Self Defense), 제3국과 위기관리 협력 등의 분야별 주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국방부와 합참, 해·공군, 한국국방연구원(KIDA) 전문가, 외교부 관리가 참여했다.
워게임은 북한이 SLBM을 발사한 것을 가정해 이뤄졌으며, 참가국은 기민한 대응을 위해 2개의 정보공유 채널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5개국이 같은 편으로 1개 채널을 구성했고, 한국과 일본은 다른 한편이 되어 1개의 채널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워게임 참가국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정보공유 채널을 임시로 구성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공식 정보공유 채널을 활용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한국과 일본이 한편이 되어 공유채널을 구성하도록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2014년 12월 한미일 3국간 정보공유 약정을 체결했기 때문에 특별한 거부감 없이 일본 측과 같은 편으로 정보공유 채널 구성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 워게임의 사후 평가자료에서 "동맹간, 지역 국가간 다양한 정보공유가 필요하다"면서 "정보공유 채널은 위기 발생 전에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한 평가로 해석된다.
국방부는 또 "(북한 미사일에 대한) 공격작전 수행을 위해서는 ISR(정보·감시·정찰) 능력 확충과 동맹간 정보공유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우리 군이 앞으로 도입할 'BMD I-SIM'을 이용해 정보공유의 효용성 분석과 시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MD I-SIM'은 탄도미사일 방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말하며, 6억여원을 들여 국외에서 구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프트웨어는 합참의 합동전투모의센터(JWSC)에서 운영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워싱턴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개최된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 체결 문제가 논의된 것도 이 협정의 체결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내적으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미국도 이해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방부도 이날 입장 자료에서 "님블 타이탄 연습의 구체적인 내용은 연습 참가국간 체결된 협약에 따라 공개하지 않도록 돼있다"며 "이번 연습은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