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등록후보 7명 가운데 1명은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선거사범이 대폭 늘어난 데다 검찰·법원이 빠른 수사와 엄정한 양형을 공언해 벌써부터 총선 이후에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될 후보가 얼마나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검찰청은 선거일을 여드레 앞둔 이달 5일까지 전국 검찰청에서 후보자 13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125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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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건된 후보자는 전체 등록후보 944명의 14.1%에 해당한다. 여기에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배우자·직계존비속 등을 포함하면 선거법 위반 수사·재판 결과에 따라 당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후보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법선거 유형별로는 흑색선전이 61명으로 거의 절반(45.9%)을 차지했다. 금품선거 사범은 30명(22.6%), 여론조작은 9명(6.7%)으로 나타났다. 불법기부 행위 등 돈 선거는 줄어들고 인터넷과 SNS·여론조사에 크게 의존하는 이번 총선의 양상이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달 26일 대진표가 확정된 이후에도 전국 곳곳에서 후보자 고소·고발 사건이 쏟아지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올해 2월 산악회 모임에서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경기 수원무 선거구에 출마한 A후보를 고발했다. 경기 부천 오정의 B후보는 상대 후보의 선거법 위반 전력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고발됐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후보도 있다. 강원의 한 지역구에 출마한 C후보는 작년 1월 지역 체육행사에서 돈봉투를 돌린 혐의로 올해 1월 불구속 기소됐다. C후보의 공판은 이미 두 차례 열렸고 선거가 끝난 이달 22일 재개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총선 이후 여느 때보다 많은 당선자들이 검찰과 법원을 오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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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4일까지 전국에서 적발된 전체 선거사범은 958명으로 19대 총선 같은 기간 726명에서 32.0%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19대 총선 당시 선거일까지 적발된 1천96명을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9대 총선 당시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6개월이 완성될 때까지 모두 2천544명이 입건됐고 이 가운데 1천448명이 기소됐다. 재판에 넘겨진 당선자는 31명이었고 10명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금품선거·흑색선전·여론조작을 3대 선거범죄로 규정하고 '꼬리자르기'가 성공하지 못하도록 배후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이후에도 상대 후보 무고 혐의와 선거비용 초과지출을 철저히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불법으로 당선된 국회의원의 활동기간을 최대한 줄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정의에 반한다'는 이유다. 법원 역시 당선 유·무효 관련 사건은 1·2심을 각각 2개월 이내에 선고하기로 해 재판도 신속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17∼19대 총선에서 선거범죄로 직을 상실한 국회의원 36명은 범행부터 당선무효가 확정될 때까지 평균 19.7개월 걸렸다. 국회의원으로는 평균 14.4개월 활동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