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의 가족 관계가 영국 언론에 소개됐다.
태 공사는 26세 장남, 19세 차남과 딸 등 2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이들 중 차남의 명문대 진학을 앞두고 임기가 끝나 북한으로 돌아갈 처지에 놓인 것이 그의 탈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태 공사의 19세 차남 '금'(Kum)이 18일 레벨A(영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결과가 나오면 명문대학인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금'은 런던 서부 액턴에 있는 고교에 다니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과 메신저 왓츠앱을 즐겨 쓰고 농구를 좋아한 평범한 10대였다. 특히 학교에서 최고 성적인 'A*'를 받을 만큼 '수재'(brain)였다고 친구들은 전했다. 영국 미러는 차남의 이름을 '금혁'(Kum-Hyok)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언제 본국으로 돌아갈지 모르는 북한 외교관의 처지로 차남의 학업이 위기를 맞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13학년이 지나는 가을에 대학에 지원하며, 이에 앞서 8월 레벨A 성적이 발표된다. 앞서 16일 BBC는 태 공사가 올여름 임기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덴마크에서 태어난 차남은 성장기 대부분을 서구권에서 보냈기에 자식의 장래를 위해 태 공사가 탈북을 결심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통일부는 지난 17일 태 공사의 귀순을 확인하면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자녀의 장래 문제 등이 탈북 이유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태 공사가 19세와 26세인 아들들, 아내와 함께 탈출했고, 그들이 한국까지 어떻게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탈출 초기에 영국 비밀정보국(MI6)이 안가를 지원하는 등 도왔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 공사 차남의 급우 루이스 프리어는 가디언에 "그가 안전하다니 기쁘다"며 "우리는 그가 임피리얼 진학을 놓치게 돼 화가 날 뿐"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태 공사의 프로필 소개에서 아내와 2남 1녀를 뒀다고 적었고, 기사에서도 "아내·세 아이와 함께 한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태 공사의 장남은 영국 해머스미스 병원에서 공중보건 학위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BBC의 스티브 에번스 특파원은 태 공사의 아들이 영국 대학에서 평양을 세계적 도시로 만들려면 장애인 주차공간을 확충해야한다는 내용으로 공중보건경제학 학위를 받았다고 들은 바 있다고 지난 16일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