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하계 리우 올림픽이 22일(한국시간) 폐막한 가운데, 해외 언론에서는 그간 난무했던 미디어의 성차별적 발언들에 대해 집중 조명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논란이 된 성차별적 발언은 신뢰성을 내세워왔던 CBC, BBC 등 각국 공영방송뿐 아니라 미국 유력 언론 시카고 트리뷴과 AP통신 등에서 나왔다는 점이 충격을 더한다. 이번 올림픽에서 논란이 되었던 부분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CBC
캐나다 공영방송 CBC의 한 토크쇼에서 조정 금메달리스트 애덤 크릭(Adam Kreek) 캐나다 테니스 선수 외제니 부샤르(Eugenie Bouchard)가 치약을 들고 셀카를 찍은 것에 대해 ‘선수’가 아닌 ‘어떤 다른 목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칭해 논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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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테니스 선수 외제니 부샤르 인스타그램 캡쳐) |
그는 9일 방송에서 부샤르가 복식 예선 2라운드에서 패배하자 “그녀의 SNS를 보라. 스스로의 사진을 올리고, 치약을 들고 사진을 찍고, 헤어스타일도 바꾼다”며 경기 외적인 부분에 더 관심있는 게 아니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스포츠 팬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13일 크릭은 자신의 홈페이지 크릭스픽(Kreekspeak.com)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부샤르가 성차별적 발언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테니스 호주오픈에서 남성 인터뷰어는 부샤르에게 승리를 기념하는 뜻으로 “빙그르르 돌아보겠느냐”(give us a twirl)고 물은 뒤 “입은 의상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발언을 해 적잖은 파장이 일었다.
NBC
미국 방송 NBC에서는 헝가리의 수영 선수 카틴카 호스주(Katinka Hosszu)가 여자 개인혼영 400m 종목에서 7일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남편이 기뻐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에 당시 해설자 댄 힉스(Dan Hicks)는 “바로 저 남자가 책임진 덕분에(and there‘s the man responsible) 그녀가 대기록을 세운 수영선수로 거듭난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를 통해 비난이 쏟아지자, 힉스는 7일 언론 보도를 통해 “다르게 말했어야 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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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
NBC는 또한 미국 여성 체조 대표팀원이 7일 예선을 통과한 뒤 단체로 둥그렇게 마주보고 서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후 한 해설자가 “마치 장보러 와서 마트 한가운데에 서 있는 거 같네요”라는 발언을 했고, 집중 포화를 맞았다. 해당 발언을 한 해설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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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
사격선수 코리 코그델 언레인(Corey Cogdell-Unrein)은 7일 여자 트랩 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미국 유력지 시카고 트리뷴의 공식 트위터에는 “시카고 베어스 소속 미식축구선수의 아내가 동메달을 획득했다”고만 적었다. 당시 트윗에는 그녀의 이름도, 그녀가 어떤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는지도 나오지 않았다.
BBC
영국 공영방송 BBC의 캐스터 존 인버데일(John Inverdale)은 리우올림픽 남자 테니스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자국 선수 앤디 머레이(Andy Murray)에게 경기 직후 “올림픽에서 테니스 종목 금메달 두 개를 획득한 최초의 인물(person)”이 된 점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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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
하지만 인버데일은 잘못 알고 있었다. 이미 미국의 여성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가 이미 금메달 4개, 그녀의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가 금메달 3개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머레이가 해당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윌리엄스 자매를 언급할 정도였다.
인버데일이 성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3년 프랑스 테니스 선수 마리온 바르톨리(Marion Bartoli)에게 “결코 외모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는 없을 것(never going to be a looker)”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인버데일은 BBC 소속 캐스터였다.
AP통신
AP통신은 12일 수영 종목 리뷰 기사에서 헤드라인에 미국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Michael Phelps)가 100m 접영 종목에서 은메달을 받은 것을 헤드라인으로 처리했지만, 수영 선수 케이티 레데키(Katie Ledecky)가 800m 자유형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소식은 부제로 달았다. 레데키는 19세의 나이로 48년만에 200m, 400m, 800m 자유형을 석권한 여성 수영 선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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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