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환자를 이송하고 구하는 일이 먼저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환자 이송 중 교통사고로 구급차가 전도됐는데도 다친 몸을 이끌고 환자에게 연신 심폐소생술을 한 119구급대원들에게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5시 25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교회 인근 사거리에서 119구급차와 강모(54·여)씨가 몰던 스포티지 차량이 충돌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주행 중이던 구급차와 강씨의 차량은 빠른 속도로 부딪혀 충격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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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rf) |
구급차는 사고 충격으로 전도돼 이송 중이던 환자 이모(55·여)씨는 물론 함께 타고 있던 구급대원 4명도 크게 다쳤다.
사고를 당한 김모(36·여) 소방장과 이모(43·여) 소방장은 본인들의 부상은 안중에 없는 듯 환자 이씨를 다급히 차량에서 꺼냈다.
이씨는 사고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네거리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두 차례 사고를 당한 이씨는 맥박이 잡히지 않고 호흡도 없어 위독했다.
김 소방장 등은 자신들도 어깨와 머리를 다쳤지만 '환자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통증도 잊은 채 이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심폐소생술은 이씨가 워낙 위독한 상태였기 때문에 구급차가 옆으로 쓰러진 도로 위에서 이뤄졌다.
사고 현장에는 깨진 구급차 부품과 앞유리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두 소방관은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씨 가슴을 연신 두 손으로 압박했다.
그렇게 5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다른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다.
김 소방장 등은 이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기고 나서야 상처를 치료받았다.
소방관들의 노력에도 두 차례 사고를 당한 이씨는 숨을 거뒀다.
김 소방장은 "소방대원으로서 환자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온 힘을 다했지만, 환자를 살려내지 못해 안타깝다"며 "도로에서 환자 생명을 다루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번거롭더라도 길을 양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