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청년 실업과 황혼 육아 증가에 최근 '최순실 게이트'까지 겹쳐 분노와 상실감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다양한 신조어들을 낳고 있다.
올해 교육업계에서는 '순실증', '할빠', '티슈인턴' 등의 신조어가 주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영어교육 전문업체 윤선생은 사회 현상을 빗댄 올해의 교육업계 신조어를 정리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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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실이 빨리와' 게임 (사진=연합) |
이 가운데 '비선실세' 최순실씨 이름을 따 만든 '순실증'이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순실증은 대학 수능 수험생들의 무력감과 가치 상실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최 씨의 딸인 정유라씨가 집안의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고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겼다.
'비선실세'로 주목받는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풍자하는 스마트폰 게임이 나왔다. IT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76%가 이용하는 안드로이드폰용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에는 최근 한 주 사이 이런 풍자 게임 3종이 올라왔다. 사진은 '순실이 빨리와' 게임.
수험생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일부 내용을 풍자한 "내가 이러려고 공부했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라는 표현도 자주 하고 있다.
맞벌이 가정 증가로 조부모가 육아를 맡은 '황혼 육아' 현상을 반영한 신조어도 눈에 띈다. 할빠(할아버지와 아빠의 합성어), 할마(할머니와 엄마의 합성어)가 대표적이고 이들 중 일부를 가리킨 '피딩족'이라 신조어도 있다.
피딩족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Financial), 육아를 즐기며(Enjoy), 활동적이면서도(Energetic), 자녀에게 헌신적인(Devoted) 50~70대 '할빠와 할마'를 뜻하는 신조어로 이들의 특징을 나타내는 영문자 첫 스펠링을 조합해 만든 것이다.
손주에게 고가 의류나 장난감을 사줘 시장에서 주목받는 할빠와 할마를 빗대 '할류 열풍'이란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올해 소비문화를 반영하는 혼술족(혼자 술 먹기 사람) 등이 증가하면서 교육업계에서는 '혼공족(혼자 공부하는 사람)'이란 신조어도 유행이다. 서점과 북카페 등에서 혼자 독서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혼독족'도 입에 오르고 있다.
취업난에도 경력이라도 쌓고자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하는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 '열정페이'(열정과 페이의 합성어)에 이어 '티슈인턴'도 많이 쓰인다.
티슈인턴이란 '티슈처럼 쓰고 버려진다'는 의미로 정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하는 인턴을 가리킨다. 반면 '금수저'와 같은 맥락에서 든든한 배경 없이 구할 수 없는 양질의 인턴을 뜻하는 '금턴'이란 말도 생겼다.
이외에도 자기소개서 작성 공포감을 뜻하는 '자소서포비아', 취업에도 부모에게 경제적 의존을 하는 '신캥거루족', 결혼까지 했으나 전세난 등으로 부모 집을 돌아가는 사람을 빗댄 '리터루족'도 신조어로 주목받고 있다.
윤선생은 "어렵게 취업의 장벽을 넘었지만, 경제적으로 허덕이는 20·30세대의 슬픈 현실을 반영하는 신조어가 많이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