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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이 분사 가능성 낮아"...테러학회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가운데 일부 외신 보도와는 달리 공격 방법이 독액 스프레이에 의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국내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한국테러학회 학회장인 이만종 호원대 교수는 15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암살범인 2명의 여성 공작원이 김정남에게 가까이 다가간 상태에서 공격했다는 보도 내용에 비춰볼 때 스프레이보다는 독침 등 다른 형태의 독극물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정남은 13일 오전 9시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한 시간 뒤에 탑승할 마카오행 항공편을 기다리다가 여성 2명에게 피습됐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피습됐는지에 관해서는 외신이 엇갈린 보도를 내놓고 있다. 처음에는 독침 공격으로 알려졌으나, 독액 스프레이를 뿌렸다거나 액체가 묻은 옷으로 김정남의 얼굴을 감쌌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 교수는 외신 보도가 이들 여성이 김정남의 지척까지 접근해 공격했다고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김정남이 있던 장소가 비교적 넓은 실내 공간인 점을 들어 "스프레이일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는 "스프레이 방식은 비교적 떨어져 있어도 독소를 침투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좁은 실내 공간이 아니라면 공격자도 독액을 들이마셔 도주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암살 장소와 수법에 비춰볼 때 스프레이보다는 더 확실한 결과를 낼 수 있는 독침이나 독액을 묻힌 천으로 흡입시키는 방법을 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독극물 공격은 역사적으로 암살에 많이 사용돼온 고전적인 수법이다. 특히 독침은 소지가 간편하고 사용 방법도 간단해 고도의 훈련을 받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

예전에는 바늘 끝에 사린 등 독극물을 단순히 묻히는 형태였으나 최근에는 만년필 형태의 '촉'에 독극물을 흡수시키는 형태가 자주 쓰인다. 찔렀을 때 더 많은 독극물을 주입해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5년간 기다려온 기회였기 때문에 모든 수단을 놓고 계획을 짰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스프레이가 쓰였건 독침이 쓰였건, 현장에서는 이들 외에도 칼, 소음권총 등 다른 살상도구도 준비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항의 다른 공간에 비해 오가는 사람이 많은 체크인 카운터 인근이었기 때문에 독극물 공격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이 교수는 "소음권총은 소음기를 썼다고 하더라도 '퍽' 하는 소리가 나고 피가 흩뿌려져 주변 사람들이 금방 알아챌 수 있다"면서 "마침 현장에서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살상 수단이면서 도주에도 용이한 독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정남을 공격한 2명의 여성의 행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김정남의 시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과 살해 수법을 확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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