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大阪)의 한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혐한(嫌韓) 발언이 담긴 문서를 배포한 것으로 나타나 물의를 빚고 있다.
교도통신은 오사카시 요도가와(淀川)구에 위치한 쓰카모토(塚本)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비뚤어진 사고방식을 가진 재일한국인과 중국인" 등의 표현을 포함한 문서를 배포해 오사카부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이 유치원은 앞서 군국주의 시절 일왕의 교육칙어를 원생들에게 외우도록 해 비판을 받았던 곳이다.
유치원을 운영하는 모리토모(森友)학원은 오사카시 인근에 소학교(초등학교)도 운영 중인데, 이 소학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명예교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해당 유치원은 이외에도 작년 12월에는 학부모들에게 "(한국의)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일본인의 얼굴을 하고 우리나라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쓴 책을 배포하기도 했다.
또 홈페이지에는 "한국, 중국인 등 과거의 불량 보호자"라는 표현을 담은 글을 한때 올렸다가 "한국, 중국인 등"이라고 쓴 부분을 "K국, C국인 등"이라고 바꾸기도 했다.
오사카부는 학부모들의 문제 제기를 접수해 조사를 진행하며 유치원 측에 헤이트스피치 억제법(본국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향한 대응 추진에 관한 법)상 '차별적 언동'에 해당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작년 6월 시행된 이 법은 '적법하게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 이외의 출신자와 후손'을 대상으로 '차별 의식을 조장할 목적으로 생명과 신체 등에 위해를 가하는 뜻을 알리거나 현저히 모욕하는 것'을 '차별적 언동'으로 정의하고 '용인하지 않음을 선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헤이트스피치(Hate Speech)는 특정 집단을 향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을 뜻한다.
해당 유치원은 문제의 문서를 작성·배포한 이유를 묻는 오사카부에 "학부모들과 소송 중이어서 답할 수 없다"고 회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카부는 "많은 보호자에게 이러한 문서를 배포한 것은 문제"라며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