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국정 농단 행위를 묵인하고 나아가 최씨의 인사 개입 등 전횡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됐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 53분께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우 전 수석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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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타파) |
그는 '최순실씨를 모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른다"면서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그것은 충분히 밝혔다"고 답했고, 이석수(54)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내사 방해 의혹에 대해서는 "들어가 성실하게 조사받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런 답변 내용으로 볼 때 우 수석은 특검 조사에서도 대부분 의혹을 부인하거나 기존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 전 수석은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인사의 각종 비위를 예방·적발하는 민정비서관과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최씨의 국정 농단 의혹을 파악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고 오히려 최씨의 전횡에 방해되는 공직자를 좌천시키거나 퇴직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비위를 묵인·방조한 의혹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이 최씨의 이권 챙기기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운용에 소극적인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무원들을 좌천·해임하고, CJ '표적 제재'에 소극적인 공정거래위원회 간부를 쫓아내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한 이 전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하고 이 전 감찰관의 해임을 주도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특검팀은 가족기업인 정강을 통한 자금유용 의혹 등 우 전 수석의 개인비리 혐의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수사와 별개로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77)씨와 최씨가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 입성 직전 함께 골프를 즐기는 등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우 전 수석이 최씨의 영향력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특검팀 관계자는 "이석수 전 감찰관의 감찰 방해 의혹이 수사 선상에 오른 만큼 감찰 대상이 됐던 정강 횡령 의혹과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앞서 내사 방해 의혹 등과 관련해 우 전 수석 아들을 운전병으로 선발한 백승석 대전지방경찰청 경위를 참고인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했다.
또 문체부 강압 인사와 관련해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가족기업 자금유용 의혹 등과 관련해 정강에 이우환 화백의 그림 등 미술품을 판매한 우찬규 학고재갤러리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다만 특검팀이 우 전 수석의 각종 비위 의혹을 수사 초기부터 들여다봤으나 수사 기간 종료가 임박해서야 소환이 이뤄져 형사처벌 또는 신병처리까지는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