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이 구속 이후 처음으로 18일 오후 특검에 출석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2시22분께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조사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구속 전 입은 사복 차림이었으나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었다. 가슴에는 수용자 번호를 적은 둥근 표식이 달렸다.
그는 현재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교도관들에 이끌려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세 차례 독대 과정에서 나눈 대화 등 박 대통령의 뇌물 의혹과 관련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특검팀은 433억원대 뇌물을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측에 제공한 혐의로 17일 이 부회장을 구속했다. 최씨가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제공하는 등의 형태로 뇌물 제공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난달 19일부터 3주 넘는 보강 수사를 통해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에 정부 차원의 각종 지원이나 혜택을 받는 대가로 최씨 측에 433억원대 자금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은 구속 전까지 두 차례 특검 조사에서 특혜를 바라고 최씨 일가를 지원했거나 미르·K재단,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출연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그러나 이 부회장이 구속 이후 심경 변화를 일으켜 최씨 일가 지원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포함해 박 대통령과 주고받은 대화, 최순실 측 지원 경위 등에 관해 기존 입장과 다른 진술을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어떤 진술을 내놓느냐에 따라 내주 초 가능성이 거론되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