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서부 지방에서 100여 명이 식사를 한 뒤 돈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가는 '먹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중북부 카스티야 이 레온 지방의 레온 주(州)에서 최근 이러한 피해를 봤다는 사례가 연이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접수된 사례들의 '먹튀' 수법은 대부분 같았다.
범인들은 식당에 미리 결혼 피로연, 세례 축하연을 연다고 예약하고, 예약 날이 되면 수백 명의 하객이 몰려와 먹고, 마시고, 심지어 폭죽놀이까지 한다.
하지만 후식이 나올 때가 되면 이들은 한꺼번에 자리를 떠나 자동차를 타고 도망가버린다. 종업원들이 음식을 서빙하는 데 여념이 없어 이들이 자리를 떠도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을 노린 것이다.
결국 이러한 '눈 뜨고 있는데 코 베가는' 사기행각에 식당들은 앉아서 수백만 원치의 피해를 봐야 했다.
이러한 연쇄 먹튀의 첫 번째 피해식당인 뱀비브레의 카르멘호텔은 지난달 27일 두 소년의 세례 축하연에서 120명에게 음식과 술을 제공했지만, 이들이 눈 깜짝할 사이 사라지면서 2천200유로(267만원)의 손해만 입었다.
호텔의 대표 안토니오 로드리게스는 "우리가 막 케이크를 서빙하고 있을 때 그들이 무례하지 않게 자리를 떠났다"며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당신 얼굴에 찬물을 붓는 것과 같은 느낌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의 40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며 이런 일을 당한 적이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며칠 후 카르멘호텔로부터 20㎞ 떨어진 유명 유적지 폰페라다의 한 식당에서도 결혼 피로연을 빙자한 같은 사기극이 벌어졌다.
결국, 이 식당은 1만 유로(1천210만원)에 달하는 떼인 외상값만 남았다.
수사에 나선 스페인 경찰은 현재 예약자와 신원이 일치한 루마니아 출신의 한 남성을 체포했다.
현재 경찰은 도주 중인 두 번째 남성 용의자를 쫓고 있지만 이미 스페인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