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이후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와 관련한 중국 내 움직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반한(反韓), 롯데 불매, 사드 반대를 위한 대중 집회를 엄격히 통제하고 나섰고 일부 대학에서도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중국 당국의 롯데 계열사에 대한 점검 강화와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 중단 등의 사드 보복 조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조만간 열릴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사드보복의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베이징(北京)에서는 전날 한국인 최대 밀집지역인 왕징(望京)의 롯데마트에서 중국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바로 옆에 한국국제학교를 둔 왕징 롯데마트 앞에서 시위가 벌어지면 자칫 학생들이 다칠 우려가 제기돼 주중 한국대사관이 직원을 보내 동향점검을 할 정도였으나, 중국 공안 당국은 당일 오전부터 경찰 병력을 대거 배치해 집회를 사전에 차단했고 그 이튿날인 12일에도 경계경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왕징 한국성 등에도 평소보다 배가 많은 공안 순찰 인력이 배치됐다.
11일 주중 한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인들의 사드 반대 시위가 일어날 것이라는 풍문도 나돌았지만, 말그대로 풍문에 그쳤다.
상하이(上海)에서도 15일 한인타운인 훙취안루(虹泉路)에서 중국인들의 반한 불매집회가 벌어질 예정이라는 루머가 한인사회에 퍼졌으나 현지 공안국은 "근거없는 유언비어"라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사드 반대와 관련해 중국인들이 대규모 시위를 할 거라고 해서 불안감이 컸지만 우려되는 장소에 중국 공안이 대거 배치돼 차단에 나섬에 따라 실제로 시위는 벌어지지 않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박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으로 중국이 사드 반대와 관련해 수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드 배치를 결정한 장본인인 박 대통령 퇴진으로, 중국이 숨 고르기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에 기대를 걸고, 자칫 대선에 영향을 줄만한 행동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주 반한 및 반(反)롯데 시위가 본격화하면서 폭력 양상까지 보여 주중대사관이 교민 안전 주의보까지 내렸을 정도였다.
중국 현지 한국 식품기업 경비실에는 지난 6일 돌멩이가 날아들어 유리창 등이 크게 파손됐다.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신정완쟈스다이 광장에서는 중국인들이 롯데의 소주(처음처럼)와 음료를 박스 채로 쌓아두고 중장비로 파괴하는 일종의 과격한 '시위'도 벌여 롯데뿐 아니라 전체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을 긴장시켰다.
한국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 중국 현지 점포에는 최근 중국인 손님 두세 명이 찾아와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며 홍보 행사를 진행하던 중국인 직원들을 향해 "왜 중국인이 한국 기업을 위해 일하느냐"고 고함을 치는 일도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