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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육군 고위장성 부인이 공관병 상대 '갑질'"

"'제대로 하는 게 없다'며 칼 빼앗아 휘두르기도"

육군 고위 장성의 아내가 공관병을 상대로 소위 '갑질'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육군 모 작전사령부 사령관 박모 대장 가족이 관사에서 근무하는 공관병과 조리병 등을 2016년 3월부터 올해 초까지 부당하게 대우했다는 복수의 제보를 입수했다고 31일 밝혔다.

센터가 공개한 제보에 따르면 공관병은 사령관이 새벽 기도를 가는 오전 6시부터 취침하는 오후 10시까지 근무했다.


사령관의 부인은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일까지 모두 공관병을 불러 지시했다고 센터는 전했다. 안방 블라인드 치기, 거실에 떨어진 쓰레기 줍기, 소파와 바닥에 떨어진 발톱과 각질 치우기 등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은 조리병이 음식재료를 다듬는 것을 보고 칼을 빼앗아 허공에 휘두르며 "너는 제대로 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사령관의 셔츠에 고춧가루가 묻어 있는 것 때문에 공관병을 질책해 공관병이 셔츠를 세탁하자 "사령관님이 오늘 입어야 하는데 그 부분만 닦으면 되지 왜 굳이 빨래하느냐"며 질책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외에도 명절에 선물로 들어온 과일 중 썩은 것들을 공관병에게 집어 던지거나 '일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공관병을 베란다에 40분간 가둬놨다는 등의 증언도 나왔다.

공관병들은 인터넷 사용을 금지당했고, 본부대대까지 20∼30분 걸어가야 전화를 쓸 수 있으나 공관 밖 외출을 할 수 없어 외부와 연락할 길이 없었다고 한다.

군인권센터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입대한 장병을 '현대판 노예'로 취급할 수 있게 하는 공관병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며 "사령관의 보직 해임과 처벌은 물론 사령관 부인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는 육군의 한 사단장이 공관병을 때리고 수시로 욕설을 퍼부었다는 제보가 공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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