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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고기 먹어도 될까?"…불교계는 논쟁 중(종합)

8월 25일 제2차 사부대중 공사 개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스님이 고기를 먹어도 되는지를 놓고 불교계에서 논쟁이 뜨겁다.

관례상 육식을 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지만, 일각에서는 이웃 종교에 견줘 경직된 규범이 출가자 감소로 이어진다는 반박도 나온다.

14일 조계종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백년대계본부는 지난달 20∼23일 '백년대계 기획 워크숍'을 열고 불교계의 현안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한 참석자는 "티베트 스님들은 수행을 잘하는데 고기를 먹는다. 한국 스님들은 지킬 수 없는 계율에 얽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참석자도 "불살생(不殺生)과 고기를 먹는 것은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봐야 한다. 율장(律藏)에 따르면 일부 육식은 가능하다"며 제도를 현실화하자고 제안했다.

불가에서는 죽이는 장면을 보지 않은 고기나 죽이는 소리를 듣지 않은 고기, 자신을 위해 잡은 것이 아님을 알고 난 고기, 수명이 다해 스스로 죽은 생물의 고기, 매나 독수리 따위가 먹다 남은 고기 등 오정육(五淨肉)을 먹어도 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또 다른 참석자는 "대만 불교가 1965년 이후 육식 금지의 계율을 지키면서 대중의 존경을 회복했다. 채식 문화가 세계적으로 융성하고 있는데 불교가 역행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또한 "닭, 소, 돼지가 공장식으로 사육되고 1kg의 고기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양의 곡식이 쓰인다. (육식으로) 세계적 불평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육식을 둘러싼 불교계의 찬반론은 뿌리 깊다.

만해 한용운(1879∼1944)은 대표적인 찬성론자다. 그는 1910년 부패가 만연한 한국 불교를 비판하며 쓴 논설 '조선불교유신론'에서 승려도 결혼하고 육식을 하자는 '대처식육론'(帶妻食肉論)을 꺼내 들었다. 출가승 중심의 전통이 불교와 사회를 갈라치기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그러나 오늘날 종단은 원칙적으로 채식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2015년 9월 확정된 '대비원력의 발심과 실천을 위한 승가 청규(淸規)'는 '식생활은 승가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며, 질병과 요양 등이 아니면 육식을 삼가도록 한다'고 규정했다.

워크숍에서는 이 밖에도 ▲ 세상의 이웃인 불교 ▲ 미래와 불교 ▲ 사부대중 공동체로 거듭나는 불교 ▲ 정체성, 한국불교답게 등의 주제가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청소년문제, 남북문제, 환경문제 등 사회의 고통을 어떻게 함께할지 논의하고, '생명의 종교'로서 환경생명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젊은이들이 불교를 딱딱하게 느끼는 것과 관련해선, 수행과 삶이 둘이 아닌 하나로 연결되는 모범을 만들어 거리감을 좁히는 방안이 제시됐다.

아울러 미래불교 주체 양성을 위해 종단에 특별 전담기구를 만들고, 마음의 평화를 주제로 음악회를 열거나 이모티콘을 제작하는 등 문화적으로 접근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조계종 백년대계본부는 오는 25일 충남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공동체'를 주제로 제2차 사부대중 공사를 연다. 이날 대중공사에는 10월 12일로 예정된 차기 총무원장 선거를 비롯해 각종 현안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백년대계본부는 논의 결과물을 '새 집행부에 바라는 한국불교 백년대계를 위한 과제' 형태로 제안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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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