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성추행을 당했다며 병원 이사장을 허위 고소한 50대 꽃뱀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김병철 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57·여)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서울의 한 병원 이사장인 B(78)씨가 2012년 6월과 2015년 4월 자신의 별장과 사무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본인의 신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는 등 강제추행을 했다며 경찰에 허위 고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고소장에서 B씨가 별장에서 범행할 때는 자신의 딸까지 강제로 데려가 추행 장면을 사진으로 찍도록 강요했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별장에서 벌거벗은 B씨가 웃는 장면이 담긴 사진 3장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이 사진은 B씨를 제외한 다른 부분은 모두 잘려져 있었다.
A씨는 "수치스러워서 잘랐다"고 설명했지만, B씨 변호인은 "A씨와 딸이 웃고 있거나 상황을 즐기는 모습이 있어서 사진을 잘라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A씨는 B씨가 범행 뒤 가방에 사진을 넣어줬다고 진술했는데, 이대로라면 성범죄 사진을 바로 피해자에게 건네줬다는 것이어서 설득력이 많이 떨어지며, 반대로 분위기가 우호적이었기에 사진을 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B씨의 손을 들어줬다.
2013년과 2014년 사이 A씨가 B씨에게 김치를 가져다준다거나 생일을 축하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뿐 추행에 항의하는 문자메시지는 없었다는 점, A씨가 2015년 B씨 병원에 두 차례 입원했다는 점 등도 강제추행이 없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됐다.
김 판사는 "B씨의 부적절한 성적 접근이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재산적 이익을 목적으로 무고하는 행위는 엄단해야 하며 A씨는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