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에서는 눈싸움에서 이긴 자가 시합에서도 이긴다는 통념이 있다.
그래서 복서들은 눈을 부라리고 이러한 기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눈싸움이 벌어지면 살벌한 분위기가 감돌기 마련이지만 17일(한국시간) 노르웨이에서 열린 두 여자 프로복서의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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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미카엘라 라우렌(41·스웨덴)과 세실리아 브라엑후스(36·노르웨이)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무대 중앙으로 나와 나란히 섰다.
사진 촬영을 겸한 두 선수의 눈싸움이 진행됐다.
둘은 '너는 나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듯이 여유로운 눈빛으로 무표정하게 서로를 응시했다.
그런데 조금씩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던 라우렌이 갑자기 브라엑후스의 입술에 키스했다.
돌발상황에 놀란 브라엑후스는 라우렌의 뺨을 살짝 때린 뒤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웃음까지는 참지 못했다.
브라엑후스는 자신이 생각해도 이 상황이 어이가 없었던지 무대 옆에서 파안대소했다.
'야후 스포츠'에 따르면 브라엑후스는 "키스를 받은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고 농담했다.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세계복싱기구(WBO) 여자 프로복싱 웰터급 세계 챔피언인 브라엑후스(31전 31승 8KO)는 오는 21일 자국인 노르웨이에서 라우렌(29승 4패)과 격돌한다.
둘은 이미 2010년 한 차례 맞붙은 바 있다. 당시 경기에서는 브라엑후스가 TKO승을 거뒀다.
라우렌은 2013년에도 독일 여자 복서인 크리스티나 해머에게 눈싸움 도중 키스한 전력이 있다.
물론 남자 프로복싱에서도 2015년에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게리 오설리반이 계체 뒤 크리스 유뱅크 주니어에게 눈싸움 도중 키스했고,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기자회견장은 난장판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