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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균의 영어산책] 차윤경 아리랑TV 아나운서의 영어학습법

필자가 매주 화요일 밤 9시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아프리카티비 김대균토익킹 방송에 Arirang방송 차윤경 아나운서가 게스트로 와주셨다. 외국 생활 경험이 있고 토익 만점에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차윤경 아나운서의 영어 학습법을 공유해 드린다!

*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

〈영어의 마음을 읽는 법〉의 저자 김성우는 이렇게 말한다.

“삶을 위한 영어 공부가 되어야 한다.”

‘영어는 암기 과목’이라는 말이 싫었다는 저자는 시험 안에 갇힌 영어를 삶으로 해방시키고자 이 책을 썼다. 그는 문법과 단어 암기가 전부가 아닌, 새로운 사고와 문화에 대한 눈이 열리는 언어 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법은 말의 질서이기 이전에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맥락을 이해하는 언어 공부가 필요하고, 그 맥락은 암기가 아닌 깊이 생각하는 것에서 나온다. 사전에 갇히는 것이 아닌 삶, 역사, 문화, 사회 속에서 의미를 찾는 학습자의 주도성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가 아닌 삶을 위한 영어 공부가 된다는 것이다.

고등학생 시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영문법과 영단어만 달달 외우면 영어를 잘하는 걸까?‘

아기가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하듯이 영어를 배우고 싶었다.

그렇게 미국 유학 길에 오르게 되었고,

그곳에서의 모든 도전과 모험이 나의 영어 교과서가 되었다.

미국에서 만난 홈스테이 가족, 공립 고등학교에서 만난 선생님과 친구들, 다양한 방과 후 활동, 큰 마음 먹고 진행했던 한국에 대한 프레젠테이션과 친구들의 환호성 등 잊지 못할 추억들이 영미권 세계관을 만들어주었다.

당시 유학하면서 영어 공부를 위해 가졌던 단 한 가지의 마인드, ‘무조건 관찰하자’였다.

지금 이들은 어떤 대화를 하고 있는가? 대화의 주제는 무엇인가? 어떤 뉘앙스로 대화를 하는가? 해당 상황에서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가? 서부 문화권에서 해당 표현은 어떤 의미인가? 얼굴 표정은? 목소리의 높낮이는? 제스쳐는? 등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관찰하고 삶으로 겪어내면서 말이 트이는 것처럼 스스로를 그 문화에 최대한 노출시켰다. 당시 일기를 보면 굉장히 치열하다. 말 그대로 생존하기 위해 영어를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미국인 선생님과 친구들은 내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보다 적재적소에 재치 있는 표현을 순발력 있게 사용하는 모습에 더 놀라며 박수쳐줬다.

다시 말해, 외국인인 내가 대화의 맥락과 문화를 제대로 파악해서였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영어를 잘 하기 위해 무조건 유학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암기에서 맥락으로, 맥락에서 문화로, 문화에서 삶으로 영어 공부를 확장시키려는 주도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교환학생 제도를 통해 유학을 경험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집 방구석에서도 미디어를 통해 외국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물론 현지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만큼은 아닐 수 있으나, 요즘에는 해외에서 거주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흡사 원어민처럼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많다.

언제나 예외는 있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언어를 수단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연애 대상처럼 적극적으로 알아간 것이다.

그 언어에 대한 궁금증이, 문화권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고 (혹은 그 반대로) 그렇게 계속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일부가 되어 버리는 바람에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이 기피할 일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신나는 일이 된 것이다. 딱딱한 단어 암기와 문법 위주 공부법의 문제점을 보완한 교재와 컨텐츠들이 많아진 것도 분명 한 몫 할 것이다.

돌아보니 어쩌면 나 또한 저자처럼 ‘시험 안에 갇힌 영어를 삶으로 해방시키고자’ 미국에서 수많은 모험과 도전을 하지 않았나 싶다.

원론적인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저자가 추천하는 삶을 위한 영어 공부법은 아래와 같다.

1. 처음 영어를 배울 때 무작위로 여러가지 동사를 무작정 배우기보다는, 빈도수 높고 대표성 있는 동사를 집중적으로 배우기.

2.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물론이고 맥락을 파악하기.

3. 더 나아가 문화와 사상을 탐험하기.

영어공부의 How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What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는 현재 아리랑국제방송에서 라디오 뉴스를 담당하고 있다.

뉴스야말로 삶의 축약체다. 뉴스를 보면 삶이 보인다.

하루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과 사고가 뉴스에 담겨 있기에

앞에서 이야기한 삶을 위한 영어 공부법을 뉴스 영어에 접목시켜보고자 한다.

* Arirang News로 배우는 뉴스 영단어

2024년 2월 기준, 최근 1개월 이내 최소 5회 이상 반복되었던 뉴스 영단어를 짧게 소개한다.

* Ballistic

The members discussed the regime's recent threats to Seoul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s well as the North's launch on Sunday of an 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 (2024. 01. 19)

(의원들은 북한 정권이 최근 서울과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한 것 뿐 아니라 일요일에 있었던 북한의 중거리 탄도탄 발사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영자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단어, Ballistic이다. 단어 그 자체는 ‘탄도’는 뜻으로, 사전적으로는 총포로부터 발사된 탄환·로켓 등이 날아가면서 그리는 궤도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Go Ballistic’, 어떤 뜻일까? 참 재미있게도 딱딱할 것 같은 시사용어인데 관련된 실생활 표현이 있다. 탄도 미사일이 날아가는 걸 상상해보면 어떠한가? 굉장히 빠르고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자랑할 것이다. 이처럼 Go Ballistic은 ‘분통을 터뜨리다’는 뜻이다.

She went ballistic when I said no.

(내가 거절하자 그녀는 분통을 터뜨렸다.)

* Summit

Thursday's session also focused on formalizing trilateral cooperation and executing the agreements made during the leaders of the three countries' Camp David summit last year. (2024. 02. 23)

(목요일에 있던 회의는 지난해 3국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 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고 3자 간의 협력을 공식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G20 Summit, APEC Summit, ASEAN Summit 등 뉴스에 굉장히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다. 사전적으로는 ‘산의 꼭대기’ 그리고 ‘정상회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각 국의 정점에 있는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이기에 정상회담이라고 연상하기 쉽다. 그럼 다음 문장은 어떤 뜻일까?

She’s at the summit of her career.

사전적으로 ‘꼭대기,’ ‘정상’을 의미하기에 ‘경력의 정점을 찍고 있다’, 소위 ‘잘 나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확히 어떤 뜻인지 몰랐다고 하더라도 단어가 가진 사전적 의미를 안다면 상상력과 대화 할 때의 뉘앙스로 그 의미를 대략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이러한 표현들을 깨닫는 게 언어 공부의 묘미이기도 하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주도성을 발휘하여 그 맥락과 문화를 공부한다면 그것이 삶을 위한 영어 공부의 시작이 아닐까?



By Korea Herald (kh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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