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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의사협회 회장 “의대 증원, 필수-지역 의료 해결 못해.. 한국 의대들 준비 안돼”

한국의사들 사직, 의대생 휴학신청은 집단행동 아닌 '개인적 신념'... 윤리적 기준 위배하지 않는다고 생각

세계의사협회 루자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회장
세계의사협회 루자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회장

[코리아헤럴드=박준희기자] 세계의사협회 루자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회장은 최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결정이 특정 분야 의사 부족 현상과 지역의료를 살리는 해결책이 아니라며 오히려 정원 확대 정책은 미래 의사의 역량을 하락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알코드마니 회장은 “연간 60%가 넘는 증원 규모는 대한의사협회와 같은 이해당사자들의 협상을 거치지 않은 채 증원됐다”며 이는 한국 의료계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대 증원이 "명확한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고 진단했다. 한국 정부의 결정은 “의학 교육과 의료 서비스 제공을 간과했다”면서, 이는 예기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 했다.

“(의대 증원만으로는) 소아청소년과, 외과 같은 필수의료 분야와 지역의료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의 보험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알코드마니 회장은 필수의료 기피 현상과 지역 의료 활성화를 위해서는 의사들에게 올바른 인센티브와 안전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간한 “보건인력 글로벌 전략: 인력 2030”와 같은 자료를 참고하라고 권유했다.

또한, 알코드마니 회장은 학교 현장은 증원에 준비되지 않았다며, 확대 지침은 결국 의료 질을 낮춘다고 말했다.

신입생의 증가로 유능한 강사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교수당 학생 비율이 증가하면 교육의 질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래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의대 40곳에 재직 중인 전임교원은 1만1502명이고, 학생 수는 1만8348명으로 집게 됐다. 교수 1인당 담당하는 학생 수가 평균 1.6명인 셈이다.

알코드마니 회장은 해부학이 의료 교육의 핵심이라고 구체적인 예를 들며, 의대생 증원 수요에 맞춰서 이미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부용 시신을 어떻게 구할 것인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의사들의 사직과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은 집단행동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들의 행동은 개인적인 신념과 이유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의사협회가 집단 사직서를 주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강경 조치에 대해선 잠재적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인턴, 레지던트를 포함한 의사들은 파업 등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며 “세계의사회는 이러한 권리를 의사 단체행동의 윤리에 대한 성명서에서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알코드마니 회장은 “본인 관점에서 의사들의 행동이 윤리적 기준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의사들이 요구한 사항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의협이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세계의사회는 지속적으로 한국 의사들과 연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1947년에 창설된 세계의사협회는 전세계 116개국 의사협회들이 가입해 있다.



By Park Jun-hee (junhe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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