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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매출22조’ 쿠팡은 적자를 줄일 수 있을까 [언박싱]
[쿠팡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쿠팡이 지난해 연매출 22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유통 최강자로 올라섰다. 2년 만에 매출이 3배로 성장하며, 16분기 연속 ‘로켓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만큼 연간 적자도 1조 8000억원 수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성장을 둘러싸고 ‘계획된 적자’에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향후 전망에 주가까지 맞물리면서 쿠팡도 수익성 개선에 적극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과연 쿠팡은 언제부터 돈을 벌 수 있을까.

쿠팡, 수익성 개선에 힘준다
[쿠팡 제공]

쿠팡은 지난해 14억9396만 달러(약 1조803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쿠팡은 물류센터 확충과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코로나19 방역비용과 지난해 6월 발생한 경기 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일회성 비용 3413억원도 들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 대비 큰 폭 적자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비용이 반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 범위 내의 적자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이미 상장 이전 누적 적자가 4조6700억원으로,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누적 적자가 6조원이 넘는다. 연간 적자 규모가 2018년 1조1276억원을 정점으로 이후 연간 수천억원 수준으로 점차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다시 크게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언제까지 투자가 늘어날 것이냐는 점인데, 이미 투자가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쿠팡은 지난해에만 1500만 평방피트(약 42만평)의 물류 인프라를 추가하면서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의 물류센터를 갖췄다. 쿠팡은 풍부한 물류망을 활용해 미국 아마존처럼 3자 물류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 제공]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약 8년간 운영하고, 물류 인프라 투자도 어느 정도 선행한 상태로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투자가 상당히 진행된 셈”이라며 “쿠팡의 물류인프라 확대 속도는 작년 대비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향후 예상되는 적자 및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2024년은 흑자전환이 필요한 시기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쿠팡은 이번에 처음으로 구체적인 중장기 목표를 제시하면서, 외형 성장 잠재력보다 수익성 개선 여력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쿠팡은 올해 가이던스로 조정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4억달러 손실을 제시했다. 지난해 쿠팡의 조정 EBITDA는 7억5000만달러 손실이었다. 상품 유통 부문의 조정 EBITDA는 4분기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광고 사업 및 풀필먼트 사업 강화를 통한 손실 폭 축소가 예상된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한 크로스보더 풀필먼트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소매시장 확대 역시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팡에 묶인 900만 충성고객

쿠팡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고 얻은 성과, 즉 충성고객이다. 일례로 지난해말 쿠팡은 와우멤버십 월회비를 기존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조정했는데 당시 큰 폭의 가격인상이었음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성비’가 높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쿠팡에 락인(Lock-in)된 고객이 그만큼 많다는 것.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은 지난해말 기준 900만명에 달한다. 와우 멤버십은 로켓배송 무제한 무료배송 및 반품 2가지 서비스로 2019년 시작했으나, 현재 로켓프레시 새벽배송, 로켓직구 무료배송,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레이어인 쿠팡플레이 등까지 10개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쿠팡이 벤치마킹한 미국 아마존 역시 빠른 배송과 OTT 서비스로 고객을 묶어두고 있다.

아울러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고객(active customer)수는 4분기에 전분기 대비 6.6% 증가한 1794만명을 기록했다. 유효고객 당 객단가는 전분기와 유사한 283달러를 기록했다.

쿠팡은 올해도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쿠팡은 올해부터 매출도 프로덕트 커머스(Product Commerce)와 그로스 이니셔티브(Growth Initiatives)로 나눠서 공시할 예정이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에는 쿠팡 쇼핑 앱과 관련된 매출이 포함되고, 그로스 이니셔티브에는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핀테크 사업 등과 관련된 매출이 포함될 예정이다. 기존의 폭넓은 고객층은 신사업 확대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쿠팡의 성장성 또한 여전히 경쟁사 대비 높다. 쿠팡은 온라인쇼핑 시장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2월까지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1분기 거래액이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인력난 완화와 운영 방식 고도화, 그리고 코로나19 관련 비용의 감소로 역대 가장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점유율 확대 기세가 이전보다 더 강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쿠팡 주가 재평가의 필수조건은 수익성 개선을 통한 영업현금 흐름 개선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점유율 확대 추세 등 쿠팡 주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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